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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우승에도 웃지 못한 불운(?)의 백두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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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우승에도 웃지 못한 불운(?)의 백두장사

    윤성희, 9일 단오대회 결승에서 기권승으로 우승

    '웃음이 나질 않네요' 현대코끼리 윤성희가 9일 2016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승전에서 친구 김진(증평군청)의 부상 기권으로 우승한 뒤 굳은 표정으로 황소 트로피를 들고 있다.(보은=대한씨름협회)

     

    '2016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150kg 이하)이 열린 9일 충북 보은체육관. 이날 결승전은 대학 동기 대결이 성사됐다. 인하대 출신 27살 동갑내기 윤성희(현대코끼리)와 김진(증평군청)의 결승 대진이었다.

    객관적 전력 상으로는 김진이 우세였다. 김진은 지난 2월 설날대회 백두장사에 오르는 등 통산 3번 꽃가마를 탔다. 특히 최강 정경진(29 · 울산동구청)을 결승에서 3-0으로 완파했다.

    또 이날 4강전에서도 김진은 정경진을 잇따라 들배지기로 눌렀다. 강력한 우승후보끼리 맞붙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윤성희는 2012년 대학 졸업 뒤 우승이 한번도 없었다. 2012년 단오대회, 2013년 설날대회, 2014년 천하장사대회, 지난해 보은 대회 4품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가 생애 첫 결승 진출이었다.

    첫 판만 해도 예상대로 김진이 장사에 다가서는 듯했다. 김진은 첫째 판에서 윤성희를 강력한 들배지기로 눕혔다.

    하지만 여기서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김진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오른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김진이 첫 판을 이기고도 기권을 선언했다. 대한씨름협회 관계자는 "아마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장사 타이틀은 윤성희의 차지였다. 윤성희는 첫 판을 내주고도 꽃가마를 타는 묘한 우승을 차지했다. 윤성희의 생애 첫 황소 트로피였다.

    윤성희가 9일 2016 보은단오장사대회 백두장사에 오른 뒤 박두진 대한씨름협회장(왼쪽), 정상혁 보은군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보은=대한씨름협회)

     

    경기 후 윤성희도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 상대 선수 특히 친구가 부상으로 실려나갔기 때문이다. 윤성희는 "대학 친구인데 다쳐서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실려나갔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우승 소감을 제대로 느낄 리 없었다. 윤성희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얼떨떨했고 실감도 안 났다"면서 "(김진이) 다쳐서 장사가 된 것이라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결승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윤성희는 8강전에서 서경진(울산동구청)과 3판 모두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이겼고, 4강전에서도 신인 임진원(영월군청)에 2-1 신승을 거뒀다.

    윤성희는 "지난해 11월 허리 디스크 제거 수술을 받아 복귀한 뒤 3달밖에 안 됐다"면서 "준비를 많이 못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인지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해서 결승까지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목표는 모든 씨름 선수의 꿈과 같다. 윤성희는 "천하장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올 시즌을 마치면 군대에서 2년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천하장사를 이루고 입대하겠다는 굳은 의지다. 윤성희가 생애 첫 장사 타이틀의 상승세를 몰아 꿈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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