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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조던 넘었다고?' 커리·GS, 가혹했던 신기록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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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 조던 넘었다고?' 커리·GS, 가혹했던 신기록의 대가

    '진정한 MVP의 길은 멀구나' 20일(한국 시각) 클리블랜드와 NBA 파이널 7차전에서 패배를 안으며 역대 최초로 3승1패에서 시리즈를 내준 골든스테이트 에이스 스테판 커리.(사진=NBA.com)

     

    올 시즌 미국 프로농구(NBA) 역사를 새로 썼던 골든스테이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 왕조를 넘어 역대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73승9패)을 세웠다.

    에이스 스테판 커리는 NBA 사상 최초의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최다승 기록과 만장일치 MVP는 황제 조던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었다.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NBA 최고의 팀과 선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참담했다. 정규리그 역대 최강팀의 명성은 얻었을지 몰라도 명실상부한 NBA 최강에 오르진 못했다.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만 것이다.

    골든스테이트는 20일(한국 시각)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2015-2016 NBA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89-93 패배를 안았다. 시리즈 전적 3승4패로 우승 트로피를 클리블랜드에 내줬다.

    특히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 앞에서 상대 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지난 시즌 만나 우승을 거뒀던 상대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73승 신기록 위해 끝까지 전력질주

    무엇보다 골든스테이트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돼 좌절감이 더했다. 사실 골든스테이트는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서 있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년 연속 우승이었다. 역대 NBA 파이널에서 3승1패로 앞선 팀이 우승하지 못한 것은 1번도 없었다.

    그만큼 7전4승제 시리즈에서 3승1패가 갖는 유리함은 절대적이었다. 반대로 상대 팀이 받을 부담감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골든스테이트는 5차전부터 내리 3경기를 졌다. 그 중 홈 경기가 2번이었다.

    여기에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 7차전을 홈에서 진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이전까지 6번의 파이널 7차전에서는 모두 홈팀이 이겼다. 6번째 선수인 안방 팬들의 일방적이고 열광적은 응원이 갖는 힘이었다.

    이는 신기록의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정규리그 서부 컨퍼런스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커리 등 주전들이 플레이오프를 위해 체력을 비축했어야 했는데 정규리그 최다승 신기록을 위해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73승이 마지막 82번째 경기에서 이뤄진 만큼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끝까지 사력을 다해 뛰어야 했다.

    체력이 남아날 리 없었던 것이다. 특히 골든스테이트는 오클라호마 시티와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더욱 기력을 모자랐다. 클리블랜드는 상대적으로 6차전을 뛰어 체력이 그나마 더 나았다.

    커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30.1점)이었다. 장기인 3점슛은 경기당 5.1개를 넣었고, 성공률은 무려 45.4%나 됐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커리의 득점은 평균 25.1점에 그쳤고, 3점슛도 4.4개에 머물렀다. 성공률도 40.4%로 낮아졌다.

    파이널 7경기에서는 더 낮은 기록이다. 평균 22.6점, 4.9리바운드, 3.7도움이었다. 3점슛은 경기당 4.6개 성공에 성공률은 40%였다. 슛 성공률의 하락은 체력 저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장훈 "선수들 체력 방전"…7차전 뼈아픈 부진

    무엇보다 마지막 7차전에서 부진이 뼈아팠다. 커리는 이날 39분16초를 뛰며 17점 5리바운드 2도움에 머물렀다. 3점슛은 14개나 쏴 4개만 들어가 성공률이 28.6%에 머물렀다. 실책은 팀 최다인 4개나 저질렀다. 특히 89-89 동점이던 경기 막판 수비하던 상대 카일리 어빙에 3점포를 얻어맞은 뒤 무리하게 3점슛을 쏘다 빗나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부상 여파와 상대 집중 견제가 있었다지만 MVP의 명성을 감안하면 이겨냈어야 부분이다. 커리는 정규리그 MVP에 오르고도 파이널 7차전에서 진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첫 번째는 1974년 카림 압둘자바다.) 그만큼 MVP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정규리그를 쉼없이 달려온 후유증이 적잖았던 셈이다. 이번 파이널 중계에서 객원해설을 맡았던 서장훈도 "커리를 비롯해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신기록을 달성하느라 쉬지 못해 체력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수 출신인 서장훈이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부분이다.

    커리와 스플래쉬 브라더스를 이룬 클레이 톰슨도 이날 부진했다. 14점에 그쳤고, 3점슛은 10개 중 2개만 들어갔다. 8개 중 6개를 쏘며 32점 15리바운드 9도움을 올린 드레이먼드 그린이 분전했지만 팀 원투 펀치의 부진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조던은 1995-96시즌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과 함께 72승(10패) 당시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MVP는 물론 파이널 MVP까지 차지했다. 이후 조던은 파이널 3연패를 이루며 통산 6번째 우승의 위업을 쌓았다. 파이널 MVP 3연패와 6번 수상도 함께였다.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일단 조던과 불스 왕조의 기록을 넘어서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신기록을 세우는 데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해 결국 파이널 우승컵을 놓쳤다. 두 마리 토끼 다 커보이고 욕심이 났지만 결국 한 마리를 잡는 데 든 기회비용은 너무나 컸다.

    진정한 의미에서 신기록의 화룡점정을 끝내 이루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왕조 구축을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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