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닌데…'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가 2일(한국 시각)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사진=노컷뉴스DB)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병호(30·미네소타)가 결국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미네소타는 2일(한국 시각) "미겔 사노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키고, 박병호를 구단 산하 트리플A 팀 로체스터 레드윙스로 내려보낸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 리그에서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올해 미네소타와 4년 총액 12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홈런왕 출신답게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홈런 12개를 때려내는 등 강력함 힘을 뽐냈지만 선구안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박병호는 62경기에 나서 12홈런 24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삼진을 80개나 당했고 시즌 타율은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에 불과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하위다. 특히 최근 30경기에서는 타율 1할2푼3리(106타수 13안타)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팀 중 최저 승률(0.321·25승 53패)을 기록 중인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마냥 기다려줄 수 없었고 결국 마이너리그행을 통보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박병호로서는 구단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으로 인해 오는 6일 열릴 예정이던 '박병호의 발코니 데이(Byung Ho's Balcony)' 행사도 취소됐다. 이 행사는 해당 외야 발코니 좌석을 구매하는 팬들에게 박병호의 타격자세가 그려진 티셔츠를 선물하고 VIP 표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경기 전에 박병호를 만나는 기회를 줄 계획이었다.
미네소타의 테리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가 이러한 부진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그는 우리 팀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그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 이유를 설명했다.
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도 이번 결정을 이해했다. 소통이 잘 됐다"며 "그가 원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게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는 자부심이 넘치고 팀이 돋보이길 원했고, 다른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는 것을 걱정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병호를 대신해 메이저리그로 올라오는 사노는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경기 8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6푼(25타수 4안타) 2홈런 5볼넷 10삼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