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육상 100m는 '올림픽의 꽃'이다. 남자 단거리에 '번개' 우사인 볼트'(30, 자메이카)가 있다면 여자 단거리에는 '플라잉 더치 우먼' 다프너 스히퍼르스(24, 네덜란드)가 있다.
볼트는 남자 100m와 200m, 400m계주에서 전무후무한 '올림픽 3관왕 3연패'(트리플 트리플)를 노리고, 스히퍼르스는 여자 100m, 200m 동시석권이 목표다.
스히퍼르스는 1m80㎝ 장신 백인 스프린터로, 세계 여자 육상 단거리를 양분하고 있는 자메이카와 미국의 흑인 선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7종경기 선수로 육상에 입문한 그는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종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7종경기 세부종목 중 하나인 높이뛰기를 하다 통증을 느껴 2014년부터 단거리에 전념하고 있다.
스프린터 전향 후 활약은 눈부시다. 2014년 취리히 유럽육상선수권대회 2관왕(100m, 200m)에 올랐고,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10초81) 은메달, 200m(21초63) 금메달을 땄다.
특히 21초63은 생전 끊임없이 약물복용 의혹에 시달린 故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21초34, 1988년)와 도핑 적발된 매리언 존스(21초62, 1998년)에 이어 역대 여자 200m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다프너 스히퍼르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스히퍼르스는 100m에서 올 시즌 세 번째로 좋은 기록(10초83)을 갖고 있다. '시즌 베스트' 토리 보위(10초78, 미국), 잉글리시 가드너(10초81, 미국),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10초83, 자메이카), 엘라인 톰슨(10초85, 자메이카) 등이 경쟁자다.
200m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 스히퍼르스는 21초93으로, 올 시즌 여자 200m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토리 보위(21초99)와 엘라인 톰슨(22초16)이 그나마 위협적인 상대다.
스히퍼르스는 2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약점인 스타트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단거리 경험도 많아졌다"며 "결승 진출자 8명은 모두 쉽지 않은 상대가 될 테지만 열심히 뛰어 우승하겠다"고 했다.
이어 "네덜란드는 위대한 선수의 이름을 따서 길 이름을 짓는 전통이 있다"며 "내가 거주하는 위트레흐트에 다리가 하나 있다. 어릴 적 자전거로 통학했던 이 다리에 내 이름이 붙는다면 근사할 것 같다"고 웃었다.
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녀로 우뚝 설까. 여자 육상 100m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10시 25분, 남자 육상 100m 결승은 15일 오전 10시 25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