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땀도 안 나요' 넥센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쾌적한 고척돔 홈에서 강세를 보이며 가을야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두산과 홈 경기 때 서건창(왼쪽)과 윤석민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7월 프로야구에서 가장 무서운 팀은 '영웅 군단' 넥센이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돔 구장인 고척스카이돔 효과를 톡톡히 본 모양새다.
넥센은 7월 한 달 동안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21경기에서 14승7패, 승률 6할6푼7리를 찍었다. 한화(13승7패1무)도 뜨거웠지만 넥센에는 못 미쳤다.
주목할 점은 넥센의 7월 홈 성적이다. 넥센은 7월 고척돔에서 열린 12경기에서 9승을 거뒀다. 7월 홈 승률이 무려 7할5푼이나 된다.
1일부터 열린 KIA와 주말 홈 3연전을 싹쓸이한 넥센은 8일부터 진행된 천적 NC와 홈 3연전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지난주 1위 두산과 그 앞선 주중 LG 등 서울 라이벌들과 홈 대결도 위닝시리즈였다.
반면 넥센은 집을 떠나자 다소 작아졌다. 7월 원정 9경기에서 5승4패,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겼다. 지난달 말 삼성과 원정 경기가 잇따라 비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5할 승률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삼성 에이스 윤성환(8승7패)에 비해 넥센의 최원태(1승) 선발 카드가 상대적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무더위 기승 부린 7월 홈 최고 승률올 시즌 넥센은 홈에서 강하다. 31승20패로 10개 구단 중 홈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올렸다. 두산(30승1무17패)에 이어 홈 승률 2위다. 반면 넥센은 원정에서 22승1무21패로 승률 5할을 간신히 넘긴다.
다만 7월 전까지는 22승17패로 넥센의 안방 승률이 크게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7월 9승3패의 압도적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는 무더위와 묘한 상관관계를 이룬다. 더울수록 넥센의 홈 성적은 좋아지는 것이다. 올해는 7월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지리한 장마로 습도까지 높아 영 불편한 날씨가 아니었다.
하지만 넥센은 이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다. 돔구장인 만큼 더위를 차단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내 온도를 섭씨 25도 정도에 맞추는 데다 습도까지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수월한 넥센이 홈에서 힘이 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무더위에 이동 잦은 8월, 넥센 홈 강세 이어질까
'덥다, 더워' 삼성 박한이가 31일 넥센과 대구 홈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던 도중 흐르는 땀을 닦는 모습. 삼성은 올해 홈에서 19승27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자료사진=삼성)
다른 팀들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가장 덥다는 대구 연고의 류중일 삼성 감독은 고척돔 경기에서 "여기 안에 들어와 있으면 더운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위에도 끄덕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 조건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배나 많은 경기를 치르는 넥센과는 비교할 수는 없다. 여기에 외야 낙구 수비 등 돔 적응도 넥센은 거의 이뤄진 상황이다.
8월에는 2연전 일정이 시작돼 그만큼 각 구단들의 이동도 잦다. 무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에서 체력적인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 고비를 넘겨야 가을야구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넥센은 홈인 고척에서 8월 26경기 중 절반인 13경기를 치른다. 특히 16일부터 롯데, NC, 삼성 등 영남권 팀들을 차례로 불러들이는 홈 6연전이 관심이다. 반면 원정 연전은 없다.
7월 넥센은 쾌적한 환경에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더 더워지는 8월에도 넥센의 홈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올 시즌 최하위권으로 꼽혔던 넥센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무더운 여름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