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런던에서 '통한의 1초'로 흘린 눈물. 그리고 1460일, 3만 5천여 시간, 210만여 분, 1억 2600만여 초를 기다렸다. 이제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에서 그 눈물을 닦아낼 시간이 왔다.
리우 올림픽 대회 둘째날인 6일(이하 한국시각) 밤 10시 45분부터 펜싱 여자 개인 에페 32강전이 시작된다.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스타 신아람(30, 계룡시청)을 비롯, 최인정(26, 계룡시청)과 강영미(31, 광주서구청)가 잇따라 메달에 도전한다.
7일 새벽 5시 15분엔 동메달전, 이어 5시 45분엔 대망의 금메달전이 열린다. 역시 관심사는 신아람의 결승행 여부다.
시계를 되돌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전, 신아람은 안타까운 '1초 오심'으로 결승행 문앞에서 발목을 잡혔다.
당시 신아람은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우선권인 '프리오리테'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남은 시간을 0초에서 1초로 되돌린 오심으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끝내 결승점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한국 펜싱 국가대표팀은 신아람의 한을 풀어주려는 듯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연거푸 따내며 신흥 강호로 급부상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펜싱의 메달 사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전 금메달 기대주 1순위는 역시 신아람이다. 지난해 3월 FIE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2위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최인정도 만만치 않다. 2013년 국제그랑프리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비롯,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2년 전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같은 팀 소속 선배이자 라이벌인 신아람까지 잡아내며 여자 에페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신아람의 오심 사건을 계기로 이번 올림픽에는 경기 시간이 10초 미만으로 남을 경우 0.01초 단위까지 계측되는 타임키퍼가 설치됐다. 별도 기록원이 아닌 심판이 직접 시계를 조정하기 때문에, 4년 전의 억울함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자 에페는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으며 우승하는 등 단체전 세계 랭킹 5위를 유지하고 있어 가시권 수준이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도 여자 에페 단체팀은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25-39로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