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배구 올림픽대표팀과 이탈리아 올림픽대표팀의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에어포스 클럽에서 양효진(왼쪽)과 김희진이 블로킹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4년전 아픔을 딛고 '숙적' 일본을 꺾을 수 있을까.
대표팀은 6일 밤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지뉴에서 일본을 상대로 리우 올림픽 A조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리우올림픽에서 열리는 여자배구 첫 경기이자, 첫 '한일전'이다. 국제배구연맹(FIVB)마저 '주목할 경기'로 선정할만큼 경기 전부터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4년 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동메달을 뺏긴 뒤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만나 '복수혈전'을 펼칠 좋은 기회다.
당시 런던올림픽 득점왕에 올랐던 김연경(28·페네르바체 유니버셜) 선수가 분전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일본의 빈틈없는 수비조직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 4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한일전은 여자배구 대표팀이 메달권에 근접하기 위한 최대 승부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랭킹 9위로 A조 국가 가운데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한국으로서는 홈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브라질(3위)이나 전통의 강호 러시아(4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비교적 랭킹이 낮은 아르헨티나(12위)와 카메룬(21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사실상 본선 대진표는 일본과의 첫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예선이 마무리된 다음 A조 4위는 B조 1위와 맞붙고, 조 2, 3위는 추첨으로 상대를 정한다. 특히 B조에는 세계랭킹 1위인 미국과 2위인 중국이 나란히 버티고 있어 반드시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만 메달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세계랭킹은 5위. 한국은 세계랭킹은 물론 통산 전적에서도 49승 8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3승 2패로 승률이 앞설 뿐 아니라 지난 5월 열린 올림픽 예선 경기에서도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바 있다.
승리의 열쇠는 세계 여자배구계를 호령하는 '연경갓' 김연경 선수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에서는 소속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올림픽에는 '배구계 메시'로 불리는 최정상급 기량을 마음껏 뽐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런던 올림픽의 핵심 선수였던 기무라 사오리가 유럽 진출에 실패하고 2014년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기량이 저하된 데다, 새끼손가락 골절이 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팀 에이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한국 대표팀이 4년 전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