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대표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래 게자와 경기에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박상영은 15-14 로 대역적승을 거두며 한국선수단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박상영(21 한국체대)이 리우올림픽 남자펜싱에서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깜짝'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계랭킹 21위인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게자 임레(42)를 15-14로 물리치고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의 금메달은 메달 가뭄에 허덕이던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 단비같은 소식이 된 것은 물론 세계랭킹 파괴와 막판 대역전극이라는 드라마틱한 요소로 현지 브라질인들까지 열광시켰다.
결승전 상대였던 임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동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하는 등 백전노장이다.
세계랭킹 3위인 임레는 랭킹 21위인 박상영보다 순위가 무려 18단계 높다.
하지만 박상영은 경기 초반부터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1라운드 시작과 함께 0-2로 뒤진 박상영은 곧바로 한점을 따내며 자신이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과시했다.
비슷한 기량을 선보인 두 선수는 5-5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박상영을 기다렸다가 급소를 노리는 임레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펜싱대표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래 게자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박상영은 접전 끝에 15-14 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선수단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라운드를 6-8로 뒤진 채 마친 박상영은 2라운드에서 접전을 펼치며 9-9 동점을 이뤘지만 임레의 노련함이 빛을 바라면서 2라운드 역시 9-13으로 내줬다.
마지막 3라운드.
박상영은 빠른 찌르기로 한 점을 보태며 10-13까지 따라갔지만 임레는 다시 한 점을 선취하며 매치포인트인 10-14까지 달아났다.
펜싱 에페는 칼끝이 동시에 상대편 몸에 닿을 경우 점수가 동시에 올라가는 방식이어서 박상영 입장에서는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신세대 검객 박상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드라마틱한 막판 추격이 시작됐다.
박상영은 앉았다 일어나며 공격하기, 손목치기 등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며 내리 4점을 따내 끝내 14-14 동점을 만들었다.
두 선수 중 한점만 더 따내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절박한 순간.
박상영은 마지막에 기습적인 금빛찌르기로 5점 연속 득점이라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며 노련함으로 맞선 임레의 혼을 쏙 빼놨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박상영은 태극모양 투구를 번쩍 들고 포효했다.
펜싱대표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래 게자와 경기에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박상영은 15-14 로 대역적승을 거두며 한국선수단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다잡은 경기를 놓친 임레는 고개를 숙인 채 절망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브라질과 유럽, 미국 등의 관중들도 막판 대역전극에 환호성을 지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몇몇 브라질 관중은 손으로 머리 위에 하트모양을 만들며 박상영의 금빛투혼에 화답했다.
앞서 박상영은 32강전에서 러시아의 파벨 수코브를 15-11, 16강전에서는 이탈리아의 엔리코 가로조를 15-12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서 스위스의 맥스 하인저를 15-4로 여유 있게 제압한 박상영은 4강전에서 스위스의 벤저민 스테펜을 15-9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국 세계랭킹 3위 임레를 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잡아내며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리우올림픽 메달 레이스 나흘째에 값진 3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메달 갈증을 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