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신발이 벗겨졌지만 끝까지 완주한 투혼을 보였던 에테네쉬 디로(25·에티오피아)에게 결승전 진출 자격이 주어졌다.
디로는 14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3000m 장애물 달리기 예선 3조 경기에 나섰다.
지난 런던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5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에서 메달권을 노리던 디로는 첫 1000m는 3분 9초52 기록으로 1위로 들어서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도중 뒤따라오던 선수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디로를 덮쳤다. 여러 선수가 뒤섞여 4개의 허들과 1개의 허들, 물웅덩이를 넘는 3000m 장애물 종목에서 선수 간의 충돌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디로는 곧바로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충돌 과정에서 디로의 오른쪽 운동화가 찢어졌다. 이상을 느낀 디로는 곧 달리기를 멈추고 운동화를 벗어던졌고, 몇 걸음 뛰다 양말까지 벗어던진 채 오른발은 맨발로, 왼발은 신발을 신은 채 트랙을 달렸다.
통증을 참으며 최선을 다했음에도 디로의 최종 성적은 9분 34초 70로 전체 24위에 그쳐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결승점을 통과한 디로는 그대로 쓰러져 눈물을 흘리다 진행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그러나 당시 충돌 상황을 비디오 판독한 국제육상경기연맹은 디로에게 결승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맨발 투혼' 디로는 16일 여자 육상 3,000m 장애물 달리기 결승에 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