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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가너' 안 부러운 가을 사나이 밴헤켄

    넥센 밴헤켄 (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투수 밴헤켄은 정규리그에서도 훌륭한 왼손투수이지만 가을이 오면 훨씬 더 강해진다. 비유하자면 '범가너'가 된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 2014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등 지금까지 밴헤켄이 넥센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5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밴헤켄은 늘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밴헤켄의 시리즈별 포스트시즌 성적

    2013년 준PO : 2경기, 1패, ERA 2.38
    2014년 PO : 1경기, 1패, ERA 2.45
    2014년 KS : 2경기, 1승, ERA 2.08
    2015년 WC : 1경기, ERA 2.70
    2015년 준PO : 1경기, 1승, ERA 2.35

    밴헤켄은 지난해까지 KBO 리그 포스트시즌 7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35, 피안타율 0.184를 기록했다. 활약에 비해 많은 승수를 쌓지는 못했지만 그가 압도적인 구위로 꾸준히 팀 승리의 기회를 부여했다는 것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치 가을만 되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좌완 매디슨 범가너를 보는 것 같다. 범가너는 정규리그 때 잘하나 포스트시즌 때 더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범가너는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통산 100승67패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하고 있는 정상급 투수. 포스트시즌 기록은 더 대단하다. 통산 8승3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밴헤켄의 2016년 가을도 심상치 않다.

    밴헤켄은 1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로 5-1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완벽에 가까운 호투였다.

    밴헤켄은 6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 실책 1개로 주자를 3번밖에 내보내지 않았다. LG가 2루 베이스를 밟아본 것은 7회초 히메네스의 2루타 때가 처음이었다. 그마저도 후속타를 잠재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밴헤켄이 직접 얻어맞은 점수는 없었다. 8회초 2사 2루에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뒤 마무리 김세현이 적시타를 맞아 밴헤켄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넥센 밴헤켄 (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밴헤켄은 주로 직구와 포크볼을 던졌다. 총 투구수는 102개. 직구가 61개, 포크볼이 30개였다.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양념처럼 곁들였다. 힘이 실린 직구와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조화를 앞세워 LG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현혹시켰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에서 5회초 김용의 타석 때 벤치에서 사인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면서 "밴헤켄에 대해서는 따로 사인을 내지 않을 것이다. 워낙 경험이 많아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밴헤켄은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2차전의 데일리 MVP도 그의 몫이 됐다.

    밴헤켄이 쓰고 있는 가을의 전설은 계속 된다. 이제 밴헤켄의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은 3승2패 평균자책점 2.18, 피안타율 0.175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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