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허경민. (사진=두산 제공)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KS)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시작된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 LG 트윈스의 돌풍을 잠재우고 올라온 NC 다이노스의 피할 수 없는 한판이 펼쳐진다.
7전4선승제 경기에서 4승을 먼저 챙기는 팀만이 우승컵에 입을 맞출 수 있다. 두산과 NC는 매 경기 총력전으로 나서 가을야구의 주인공 자리를 노린다.
단기전인 만큼 정규리그 성적은 중요치 않다. 모든 것은 '0'에서 시작한다. 소위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이 우승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포스트시즌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하지 않나"라는 말을 남겼다.
전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NC 박석민은 두산의 허경민을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그는 "단기전에서는 한 방이 있는 타자보다 콘택트 위주의 타자가 무섭다"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허경민은 거포 스타일이 아니다. 프로에서 5시즌을 활약하면서 통산 홈런은 9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해 7개의 홈런을 때려낸 덕분이다. 지난해까지는 통산 홈런이 2개에 그쳤다.
홈런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안타 생산능력은 올해 절정에 올랐다. 지난해 128개의 안타를 생산해 데뷔 첫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허경민은 올해 154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박석민이 허경민을 지목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허경민은 박석민이 왜 자신을 택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저를 택했는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가 '미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30대 선수다"라는 힌트만 남겼다.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야구는 팀 경기다. 한 선수만으로 풀어가기 어렵다. 허경민 역시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누구 한 명한테만 의지하면 안 된다. 야구는 경기에 나서는 9명을 포함해 많은 선수가 함께하는 경기다"라며 "모두가 골고루 해줘야 좋은 경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정규시즌을 마치고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 허경민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보다는 덜 긴장된다"면서 "첫 수비 때 타구를 잘 처리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