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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108년만의 우승 축하 행사…500만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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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컵스 108년만의 우승 축하 행사…500만명 운집

    • 2016-11-05 10:18

    "드디어 해냈다"…시카고江 컵스 상징색 블루로 물들여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감격을 만끽하려는 미국 시카고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시카고 강은 컵스 상징색 '커비 블루'(Cubbie Blue)로 물들었고, 도로에는 컵스 로고를 구성하는 빨강·파랑·흰색 종이 꽃가루가 흩날렸다.

    시카고 경찰은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퍼레이드가 펼쳐진 4일(현지시간) 도심에 모인 군중이 약 500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한 때의 20배에 달하는 인파다.

    컵스 선수단은 지난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홈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을 10회 연장 끝에 8대7로 승리하며 컵스팬들에게 '108년간 열망했던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금의환향한 컵스 선수단과 가족, 구단 관계자들은 25대의 오픈탑 2층 버스에 나눠 타고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부터 도시 최대 번화가 미시간애비뉴 남쪽의 그랜트파크까지 약 10km 구간을 퍼레이드하면서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정오부터는 그랜트파크 허친슨필드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축하 행사를 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새벽 4시부터 나와 기다렸다는 컵스팬 앨버트 랜츠(92)는 "컵스 우승을 평생 응원했다. 드디어 그 오랜 기다림의 보상을 받은 기분"이라며 "살아 생전 컵스가 챔피언에 오른 모습을 보게 돼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컵스팬들은 늘 "'언젠가'(someday) 이기겠지"라며 위로하던 말 대신 '굿바이 섬데이'(Goodbye Someday), '드디어 해냈다'(It did happen), '월드 챔피언'(World Champion)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선수단을 맞았다.

    축하 행사에는 컵스 출신으로 '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빌리 윌리엄스(78), 라인 샌드버그(57) 등도 참석했으며, 컵스 레전드로 불리는 어니 뱅크스(1931~2015)·론 산토(1940~2010)·유명 장내 아나운서 해리 캐리(1914~1998) 등과 컵스를 거쳐간 여러 선수를 기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 컵스 구단주 탐 리케츠(53)와 티오 엡스틴(42) 사장, 조 매든(62) 감독 등이 축하 인사말을 했다.

    선수 대표로는 월드시리즈 7차전 리드 오프 홈런의 주역 덱스터 파울러(30)와 월드시리즈 MVP 벤 조브리스트(35), 7차전에 구원 등판한 선발 투수 존 레스터(32), 부상을 극복하고 월드시리즈에 합류한 거포 카일 슈와버(23), 팀 주축이자 월드시리즈 마감 공을 잡은 1루수 앤서니 리조(27), '메이저리그 역사상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을 친 최고령 선수'가 된 포수 데이비드 로스(39) 등이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로스는 감격에 겨운 듯 목이 메었으나, 무대 앞을 가득 메운 군중을 배경으로 동료들과 '셀카'를 찍으며 분위기를 다시 띄웠다.

    리조는 이 자리에서 7차전 10회 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잡은 공을 구단주 리케츠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시카고 abc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2008 대선 당선 수락 연설 당시 그랜트파크에 25만 명이 모였고,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블랙혹스의 2013년 스탠리컵 우승 기념 퍼레이드에 약 200만 명이 참석했다. 시카고를 연고로 하는 또다른 메이저리그 야구단 화이트삭스의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에는 약 175만 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카고 시는 108년 만의 컵스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퍼레이드에 앞서 시카고 강을 파란색 친환경 물감으로 염색했다. 시카고는 매년 세인트패트릭스데이에 시카고 강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전통을 갖고 있으나, 이번 일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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