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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축구’, 2016년 한국 축구의 최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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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유율 축구’, 2016년 한국 축구의 최대 고민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점유율만 높은 뻥축구’라는 점이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이 열린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한 축구 해설위원은 경기 장면을 지켜보며 위와 같이 평가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이후 ‘높은 점유율’을 매우 강조했다. 경기를 전후해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마다 ‘높은 점유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어김없이 이어지는 슈틸리케 감독의 불만은 높은 점유율에도 좋지 않은 대표팀의 경기력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이란전 패배에 대해 “볼 점유율이 58%나 됐다는 결과를 받고 그 정도로 높았나 싶어 놀랐다”면서 “상대보다 점유율이 높으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문전 앞 30m 지점에서 더 적극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점도 나오지 않았다”고 공격수들의 적극성 부족을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생일이었던 11월 15일에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대감을 이어갔다. 이한형기자

     

    ◇ 슈틸리케의 ‘점유율 축구’, 이제는 안 통해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 축구는 쉴 새 없이 주고받는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득점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설 수 있던 ‘티키타카 축구’와 매우 유사한 방식이다.

    실제로 이 경기 방식은 비교적 약체를 상대했던 슈틸리케 감독 부임 초기에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주전급 선수가 제외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고, 상대의 수준이 다소 높아진 아시안컵에서도 준우승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다툴 최종예선에서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개운하게 마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 뒤 만난 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세 번째 경험하는데 예전보다 상대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확실히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기에서는 작은 실수가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매 경기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소집과 경기마다 바뀌는 선수단 구성은 단단한 조직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슈틸리케 감독의 확실한 베스트 11이 없다는 점은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같은 구성으로 경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조차 매 경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구성을 꺼내지만 이 역시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15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도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제 실점했다. 이한형기자

     

    ◇ ‘이상’과 ‘현실’의 괴리, 슈틸리케 감독의 최대 고민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경기에서 답답했던 내용에도 점유율이 높았던 것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상대를 맞아 횡패스와 백패스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한 좌우 측면 수비수의 크로스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승점은 벌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분석한 신 교수는 특히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대해 “수비진 구성의 끊이지 않는 변화와 함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분명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는 ‘선진축구’에 대한 환상, 그리고 이를 ‘아시아 최고’ 수준의 한국에서 펼치고자 했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듯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도전은 ‘벽’을 만났다. 이제는 ‘돌파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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