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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손연재·양학선은 억울하다"?

    "운동선수들 대부분 착해…종목마다 형편 달라" 주장

    - 영문 모르고 정부 행사에 간 선수들에 대한 비난, 적절한가?
    - 김연아가 '늘품체조 때문에' 스포츠 영웅에서 밀렸다는 건 비약
    - 최순실 정유라 등에게 이용당한 체육계
    - 가장 부패한 분야 중 하나인 스포츠계, 4대악 척결 지상과제
    - 김종 차관, 시스템과 프로세스 무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21일 (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희준 교수 (동아대)

    ◇ 정관용> 김연아, 손연재, 박태환. 오늘 스포츠 스타들 이름이 하루 종일 검색어 순위에 올랐습니다.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한 사람은 특혜를 받고 거기에 안 온 사람은 미운털이 박혀서 불이익을 받았다, 이런 내용들. 동아대 스포츠과학부의 정희준 교수 나와 계시죠?

    ◆ 정희준> 네, 나왔습니다.

    ◇ 정관용> 늘품체조 혹시 한번 해 보셨어요?

    ◆ 정희준> 사실 해 본 적도 없고 이번에 뉴스에 나오는 바람에 잠깐 본 것뿐이죠. 해 본 적은 없습니다.

    ◇ 정관용> 이런 체조를 국가가 보급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희준> 이건 옛날에 그야말로 박정희 시대 때나 가능했던 얘기죠.

    ◇ 정관용> 글쎄 말이에요.

    ◆ 정희준> 요즘에 체조라고 하는 사람 없고요. 대부분 이제는 스트레칭을 하죠.

    ◇ 정관용> 스트레칭이죠.

    ◆ 정희준>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또 약간 춤 동작 같은 이상한 체조를 만들었대요. 어떻게 보세요?

    ◆ 정희준> 저도 봤는데 그게 몇 억짜리 프로젝트라고 그랬잖아요.

    ◇ 정관용> 3억 5000만 원이랍니다.

    ◆ 정희준> 그런데 그거요. 에어로빅 하시는 분들한테 한 50만 원 주면 일주일이면 만드는 거예요.

    ◇ 정관용> 정아름 씨도 사실 자기는 실비 얼마 받은 거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 정희준> 도대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오늘 제일 화제가 된 게 김연아 선수인데 KBS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 선수를 늘품체조 시연회에 오라고 그랬는데 안 왔다. 그래서 미운털이 박혔다. 그래서 2015년에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상을 받아야 되는데 못 받았다,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희준> KBS 보도가 저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상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자 해서 만든 상이에요. 여러분들 잘 아시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나 양정모 우리나라 건국 이래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이런 분들같이 평생을 체육발전에 기여한 원로들에게 주고자 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김연아 씨가 예상 외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등을 하니까 그때 당시에 좀 난처했던 건데. 그때 사실 절충을 한 게 만 50세 이상이라는 기준을 내세워서 원로들에게 가고 김연아 선수는 내년이 어떻겠냐, 사실 그런 분위기로 해서 진행이 된 것 같아요.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런데 KBS 보도에 따르면 12명의 후보가 있었는데 김연아 선수가 인터넷 투표에서 82.3%를 얻었다. 그런데 애초에는 이 체육영상의 규정상에는 나이제한이 없었는데 이걸 적용해서 안 줬다, 이런 건 사실이 아닙니까, 그럼?

    ◆ 정희준> 그게 지금 조금 미미한, 규정상에 미미한 문제가 있는데요. 일단 이렇게 보시면 간단합니다.

    2014년 말에 김연아 선수가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을 안 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찍혀서 2015년 스포츠영웅상에서 밀렸다라는 건 약간의 논리의 비약이에요.

    그리고 만약에 문체부에 그렇게 찍혔다면 2016년 올해에도 상을 받으면 안 되죠. 밀렸어야 되죠. 사실상 김종 차관이 얼마 전에 사퇴를 하기는 했지만 이제까지 계속 그 영향력 하에 있었거든요, 그 부분은. 그런데 내일모레인가요. 김연아 선수가 그 상을 받아요.

    ◇ 정관용> 그래요?

    ◆ 정희준> 네, 그렇기 때문에 약간 그건 저는 논리의 비약이고 난센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그다음에 그 보도에 특히 문제는 뭐냐 하면 김연아는 가지 않았는데 양학선과 손연재가 거기 갔다 해서 많은 분들이 양학선 선수와 특히 손연재 선수를 굉장히 비난을 하시는데요. 그건 좀 자제하시고 잘못 알고 계시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 선수들 행사에 참석하라고 부르면 선수들 대부분 가거든요. 운동선수들 대부분 착해요. 그리고 국가대표까지 했으면 나라에서 부르면 대부분 가죠. 그런데 영문 모르고 간 선수들을 그렇게 하시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리고 거기 참석한 양학선, 손연재 이런 선수가 무슨 특별하게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 이런 보도도 아직은 없는 거잖아요?

    ◆ 정희준> 그런데 사실은 그걸 또 손연재 선수 어머니가 리우 올림픽 당시에 남들이 받기 힘든 무슨 출입 카드를 받았다, 그거 가지고 또 문제 삼으시는데요. 출입카드는 협회마다, 종목마다 다 형편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데 팀 종목 같은 데는 좀 적게 갈 수밖에 없고요. 출전 선수들이 적고 비인기 종목인 경우에는 예상 외로 좀 많이 갈 수 있고 그런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희준> 그걸 가지고 문제 삼으시는 건 좀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정 교수 보시기에는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한 체육인은 특혜, 안 참석한 체육인한테는 불이익. 이건 좀 너무 근거 없다?

    ◆ 정희준> 근거가 없죠. 그리고 그건 그 기자가 조금은 자신의 개인적인 상상을 가지고 좀 기사를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또 하나가 바로 지금 거론하셨던 김종 전 차관이에요, 이제. 박태환 선수한테 올림픽 출전 포기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폰서, 대학교수 별의별 얘기를 다 했다, 이게 지금 다 낱낱이 보도가 됐잖아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희준> 이게 좀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된 거에요. 그런데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밀히 얘기해서 박태환 선수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예요. 그렇기 때문에 대한체육회로부터 그에 따르는 3년간 국가대표 선발 제외라는 그러한 규정이 있었고 거기에 해당이 됐었어야 했는데 이제 박태환 선수가 여기에 이의제기를 하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까지 가서 결국 출전을 하기는 했죠.

    그런데 이게 사실은 문체부 입장에서는 체육회 4대악 척결. 그러니까 스포츠계를 좀 정화해야 되는데 4대악 척결을 위해서라면 박태환 선수처럼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의 경우에는 선수 생활은 할 수 있을지언정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는 문제가 있지 않나 해서 그때 대표팀 선발은 안 하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정을 좀 아시고 생각을, 판단을 하셔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4대악이 뭐뭐뭐입니까?

    ◆ 정희준> 체육계에 오랫동안 존재를 했던 승부조작, 편파판정이라든가 그다음에 대학 입시 비리, 폭력 문제, 체육단체 사유화. 이런 것들이 해당이 되죠.

    ◇ 정관용> 거기 금지약물 이런 것도 하나에 포함시킬 수 있다?

    ◆ 정희준> 금지약물 경우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크게 문제가 된 사례가 없어서 그런데. 승부조작은 굉장히 수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졌잖아요. 금지약물 복용은 사실 저는 학자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승부조작보다 더 심한 스포츠 정신 훼손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금지약물도 못지않게 강력하게 제재를 해야 될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 말씀은 이해가 됩니다마는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만든 3년간 대표선수로 뛸 수 없다는 규정이 국제스포츠계의 기준에 비해서는 좀 과도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도 이건 2중처벌이다라고 하면서 박태환 선수 손을 들어줬잖아요. 그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희준> 이런 거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는 법리만 가지고 따집니다. 그래서 이게 사실 법리를 가지고 따지기 시작하면 문제의 본질은 저기 가 있고 엉뚱한 논쟁을 하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 그건 생각을 해 보신다면 승부조작이라든가 그다음에 금지약물 복용 같은 경우는 국가를 대표하는 그런 자리에 올라서는 안 되는 그러한 행위이죠.

    그래서 이건 재판을 통과했다고 해서 그리고 그때 중재재판소의 결정이 국가가 박태환 선수가 출전을 금지시키는 것은 일단 지금은 무리다, 판정을 했을 뿐이지 박태환 선수의 행위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건 또 다른 한번 논의를 해야 될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정 교수는 이건 좀 엄격하게 하는 게 옳았다라는 기본적 인식을 갖고 계신 걸 저희가 알겠고요. 그런데 그렇다면 대한체육회나 수영협회 이런 데서 알아서 하면 되지, 왜 박태환 선수도 오늘 인터뷰에서 너무 높으신 분이라 무서웠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차관이 직접 그런 얘기를 했을까요?

    ◆ 정희준> 박태환 선수는 좀 나이가 어린 젊은 선수고요. 김종 전 차관은 나이가 있는 그러한 어른이니까 자신은 올림픽 나가고 싶은데 높은 분이 와서 너 나가지 마라, 이렇게 얘기를 하면 무섭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랬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모든 사회 분야 중에서 조폭이랑 정치권 빼놓고는 사실 스포츠가 가장 부패한 그런 분야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거 바로잡는 거에 있어서, 이게 최순실, 정유라 때문에 이용당한 측면은 분명히 있지만 이걸 바로잡아야 된다는 그러한 가치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제기를 할 수는 없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대신에 무슨 장시호 이렇게 해서 동계스포츠 무슨 센터 이런 데에 돈 가게 하고 그런 데에 김종 차관이 역할하고 이런 건 진짜 척결해야 되는 그거로군요.

    ◆ 정희준> 그거는 정말 잘못된 거죠. 예를 들어서 차관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대통령이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힘있는 자리나 무서운 자리가 아니에요. 그런데 김종 차관 경우에는 그랬다는 거죠.

    이게 왜 그러냐 하면 김종 차관 경우에는 정부기관이라면 당연히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여야 되는데 그러한 시스템이나 절차나 프로세스를 모두 무시하고 개인적으로 일을 해 버리니까 문제가 된 거죠.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딸 장시호(장유진에서 개명)씨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니까 문체부 돈 몇 천만 원 따는 게 얼마나 힘든데 최순실의 조카인 장시호에게 또 얼마 되지도 않는 별 실적도 없는 단체 하나 만들었다고 해서 거기에다가 7억 가까운 돈을 줬다는 건 그건 말이 되지 않는 거죠.

    ◇ 정관용> 바로 그런 대목은 우리가 철저히 적발해서 엄단해야 하지만 옥석을 가릴 건 가리자, 이 말씀이시로군요.

    ◆ 정희준> 네, 그래서 지금 김연아, 손연재, 박태환 선수 관련해서 이렇게 막 많은 분들이 흥분하시는데요. 그 저간의 사정은 조금 따지면서 판단하셔야 될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 정관용>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희준> 감사합니다.

    ◇ 정관용>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정희준 교수의 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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