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에밀리는 지난 김천 원정 이후 장염 증세에 시달리며 2kg나 살이 빠지는 가운데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올 시즌 세 번째 대결 만에 첫 승리를 이끌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에밀리가 ‘장염 투혼’을 선보이며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부터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에서 활약하는 에밀리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자기 역할이 확실하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이 IBK기업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분명 에밀리의 존재가 컸다.
덕분에 올 시즌도 에밀리는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V-리그 코트에 나선다. 그런 에밀리에게 문제가 생겼다.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3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에밀리가 최근 장염 때문에 체중이 많이 줄었다”면서 “그래도 경기에는 출전한다. IBK기업은행을 이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에밀리는 지난 3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 이후 장염 증세를 호소했다. 이 때문에 지난 4일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채 회복에만 집중했다. 지독한 장염으로 체중이 2kg나 빠지며 체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양철호 감독은 ‘희생’을 강조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 상대전적은 2전 2패. 나란히 연승을 기록 중인 두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 그리고 상위권 경쟁을 하는 현 상황 때문에라도 현대건설은 승리가 필요했다.
양철호 감독은 “어차피 경기를 지면 가슴 아프고 힘들다. 하지만 경기에서 이기면 아픈 것도 빨리 치유될 수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이 난공불락의 팀은 아니다”라고 필승 의지를 선보였다.
감독의 우려와 달리 에밀리는 경기 초반 다소 무거운 몸놀림에도 첫 세트부터 6득점하는 등 이날 경기에서 24득점하며 현대건설의 3-1(25-23 27-25 24-26 25-21)승리를 이끌었다. 황연주(18득점)와 한유미(13득점)도 30득점을 합작했고, 양효진도 17득점을 보태 에밀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현대건설은 2세트 경기 도중 베테랑 센터 김세영이 손가락을 다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악재도 있었지만 블로킹에서 16-9로 앞섰다. 3연승으로 7승5패(승점20)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