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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트, 포인트가드만 하라는 법 있나요

농구

    어시스트, 포인트가드만 하라는 법 있나요

    미국프로농구(NBA) 2016-2017시즌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올라있는 선수는 휴스턴 로켓츠의 제임스 하든이다. 경기당 11.6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고 있다.

    그런데 하든은 포인트가드가 아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하든에게 공격의 전권을 맡겼다. 하든은 공격 코트에서 자신의 득점 기회를 먼저 엿본다. 워낙 득점력이 출중해 상대 수비가 그에게 집중되면 동료에게 기회를 넘긴다. 그는 휴스턴 선수 중 공을 가장 자주 만지는 선수다. 영어 표현으로는 '프라이머리 볼 핸들러(primary ball handler)'라고 한다.

    경기 운영과 어시스트는 오래 전부터 포인트가드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누가 '프라이머리 볼 핸들러'인지 봐야한다. NBA 현역 선수 중에서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스몰포워드 르브론 제임스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통산 7.0개, 올시즌 9.1개의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밀워키 벅스의 팀내 어시스트 1위는 야니스 아데토쿤포로 기록은 평균 5.9개. 그런데 아데토쿤포의 신장은 211cm다. 제임스의 수식어인 '포인트포워드(포인트가드와 포워드의 합성어)'의 수준을 넘어 아데토쿤포를 두고는 '포인트-센터'라는 표현도 쓴다. 그는 수비시 포워드 혹은 센터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공격시에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김선형(서울 SK)이 대표적인 선수다. 김선형은 데뷔 첫 시즌인 2011-2012시즌 슈팅가드로 뛰었다. 당시 SK에서 뛴 주희정(서울 삼성)과 함께 경기 도중 공을 가장 자주 다루는 선수였다. 문경은 SK 감독은 김선형의 2년차 시즌부터 아예 그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부여했다. 김선형의 플레이 성향은 여전히 슈팅가드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SK의 '프라이머리 볼 핸들러'라는 것이다. 경험이 쌓인 김선형은 올시즌 데뷔 후 가장 높은 평균 6.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1위다.

    안양 KGC인삼공사 이정현 (사진 제공=KBL)

     



    2016-2017시즌 어시스트 순위를 살펴보면 이정현(안양 KGC인삼공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정현은 평균 5.7개의 어시스트로 김선형, 삼성 김태술(6.4개), 전주 KCC 이현민(6.2개)에 이어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이정현은 슈팅가드다. 동시에 KGC인삼공사에서 공을 가장 자주 만지는 선수다. 공격의 중심이다. 평균 득점은 데이비드 사이먼이 더 높고 슛 시도 역시 더 많지만 누가 슛을 던질지 선택하는 역할을 이정현이 주로 한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부터 리그 정상급 슈팅가드로 발돋움했다. 2대2 공격 전개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정현은 자신의 득점 기회를 먼저 노린다. 경험이 쌓인 이정현에게는 여유가 생겼다. 자신의 공격적인 자세에 상대 수비가 반응하면 비어있는 동료를 찾는 여유를 발휘한다. 사이먼과 오세근 등이 이정현에게서 파생된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이정현이 시발점이 되는 KGC인삼공사의 공격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이정현은 데뷔 후 가장 높은 평균 득점(17.7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정현의 어시스트 기록 비교

    16-17시즌 : 평균 5.7어시스트 (데뷔 후 최다)
    이전 5시즌 : 222경기 평균 2.9개

    이정현처럼 '프라이머리 볼 핸들러'까지는 아니더라도 팀내에서의 역할과 플레이 성향을 바탕으로 올시즌 뛰어난 어시스트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창원 LG 김영환 (사진 제공=KBL)

     



    창원 LG의 포워드 김영환은 데뷔 후 패스 능력으로 주목받았던 시즌이 거의 없다. 그는 득점형 포워드다. 올시즌은 자신의 플레이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개인 한시즌 평균 최다인 3.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LG의 포인트가드진은 젊다. 아직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 마이클 이페브라가 코트에 있을 때는 그가 볼 핸들러로서 역할을 주도한다. 그가 없을 때에는, 특히 5대5 세트오펜스에서는 김영환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영환의 패스 능력이 크게 발전했다기보다는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 여유와 시야, 안정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김영환은 레이션 테리, 마리오 리틀 등 LG를 잠시 스쳐 지나간 선수들을 제외하면 팀내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김영환의 어시스트 기록 비교

    16-17시즌 : 평균 3.9어시스트 (데뷔 후 최다)
    이전 8시즌 : 318경기 평균 1.7개

    고양 오리온에서는 주로 애런 헤인즈와 오데리언 바셋이 볼을 다뤘다. 그들은 공격적이다. 특히 헤인즈가 득점 시도를 위해 공을 잡을 때가 많다. 그러나 패스도 잘한다.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면 비어있는 동료를 활용한다. 평균 5.0어시스트로 리그 7위.

    고양 오리온 김동욱 (사진 제공=KBL)

     



    2명의 외국인선수와 문태종, 허일영, 이승현 등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 사이에서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포워드 김동욱이다. 김동욱은 데뷔 때부터 타고난 농구 센스를 바탕으로 포인트포워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선수다. 올시즌 기량이 완숙해졌다.

    ◇김동욱의 어시스트 기록 비교

    16-17시즌 : 평균 4.2개 (데뷔 후 최다)
    이전 9시즌 : 384경기 평균 2.3개

    김동욱은 올시즌 평균 10.7점, 4.2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팀 공헌도가 높은 가운데 어시스트 수치는 헤인즈에 이어 팀내 2위다. 외국인선수 출전 규정상 포인트가드 바셋의 출전시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김동욱이 실질적으로 경기 운영을 책임질 때가 많다.

    포지션의 한계를 뛰어넘은 어시스트 능력을 논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될 이름이 있다. 바로 함지훈(울산 모비스)이다. 함지훈은 올시즌 평균 5.6어시스트(리그 5위)를 기록하며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부상에 따른 경기 운영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런데 함지훈의 어시스트 숫자에 놀라는 이는 거의 없다. 그는 통산 평균 4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이자 지난 시즌에도 5,5개를 기록한 리그의 대표적인 포인트포워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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