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가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받은 가운데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채는 '나쁜 손' 반칙을 범한 판커신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제공)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나쁜 손'으로 심석희(한국체대)의 금메달 사냥을 방해한 중국의 판커신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밝혔다.
판커신은 21일(한국 시각) 중국 시나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는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마지막 커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하지만 심석희가 억지로 몸을 기대며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심석희와 판커신은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만났다. 판커신은 시작과 동시에 선두로 나섰고 심석희는 그 뒤를 따랐다.
줄곧 2위로 달리던 심석희는 마지막 바퀴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 나가려던 작전이 가로막히자 반 바퀴를 남기고 과감히 인코스를 파고드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에서 유리한 자리를 점하며 금메달을 목전에 둔 심석희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판커신의 '나쁜 손'이 나왔다. 판커신은 마지막 코너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려던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끌었다. 자신이 실격을 당하더라도 함께 레이스를 펼친 자국 선수 장이저가 금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치졸한 반칙을 범한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2014 소치올림에서 박승희의 엉덩이를 잡아채려했던 중국의 판커신이 이번에는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끄는 '나쁜 손'을 또다시 저질렀다. (사진=중계화면 캡처)
결국 마지막 코너 이전까지 3위에 머물던 장이저(43초911)는 판커신의 '나쁜 손' 덕분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판커신은 2위로 들어왔고 심석희는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명백한 반칙을 저지른 판커신은 당연히 실격처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석희도 실격을 받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덕분에 가장 늦게 들어온 일본의 이토 아유코(44초236)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시나스포츠는 "심석희는 추월에 실패하고 판커신을 라인에서 밀어냈다"며 "판커신은 심석희의 손동작을 저지했지만 함께 실격을 받았다"라고 자국 선수를 두둔했다.
판커신 역시 "심석희가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면 정상적인 스케이팅으로 우승을 차지했을 것이다"라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판커신이 '나쁜 손'을 쓰고도 황당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도 박승희(스포츠토토)의 금메달을 저지하기 위해 손을 뻗어 잡아채는 행동을 저질렀던 판커신은 당시 "중심을 잃어서 그랬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