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개막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이스라엘의 스콧 버챔. 7일 열린 대만전에서 버챔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팀 동료들의 방망이에는 불이 붙었다. (사진=황진환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전에서 한국에 승리를 거두며 예열을 마친 이스라엘이 대만을 상대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이스라엘은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에서 대만을 15-7로 제압했다.
전날 한국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이스라엘은 대만까지 잡아내며 2연승을 기록해 2라운드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스라엘에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과 연장 10회 접전을 벌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은 오전 훈련까지 취소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했다.
선수들은 피곤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기에 나섰지만 몸은 가벼워 보였다. 오히려 긴장한 쪽은 대만이었다. 이미 한 차례 경기를 치른 이스라엘 선수들은 경기를 풀어가는 법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 마운드를 철저하게 흔들었다.
네이트 프라이먼은 3점 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아이크 데이비스와 타일러 크리거도 각각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 이스라엘 타선은 무려 20개의 안타를 때려내다. 전날 한국전에서 기록한 8개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였다. 홈런도 2개나 있었다. 몸이 완벽하게 풀렸다는 얘기다.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한 선수는 무려 6명에 달했다. 선발로 출전한 선수 가운데 안타를 때리지 못한 선수는 블레이크 게일렌이 유일했다.
이스라엘은 1회에만 안타 6개를 몰아치며 4점을 뽑아냈다. 대만 선발 궈진린은 1회도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이스라엘 WBC 대표팀이 맹타를 휘두른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대만을 침몰시켰다. (사진=자료사진)
결국 대만은 당초 한국전 선발로 유력했던 천관위를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이미 달아오른 이스라엘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스라엘 포수 라반웨이는 팀이 4-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천관위의 142km짜리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2017 WBC 첫 홈런이 라반웨이 손에서 터졌다.
이스라엘 타선은 7회초 대거 5득점을 쓸어담았다.
공격의 포문은 데이비스가 열었다. 데이비스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가운데 담장 상단을 맞추는 큼지막한 타구로 3루까지 내달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프라이먼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후 1사 만루에서 크리거의 중전 안타로 한점을 더 보탠 이스라엘은 대만의 수비 실책을 틈타 주자 3명이 모두 홈에 들어오며 점수 차를 벌렸다.
분위기를 탄 이스라엘 타선은 8회초에도 안타 2개를 더 때려내며 1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9회초 공격에서 프라이먼이 3점 홈런을 터트려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한국과 대만을 연파한 이스라엘은 하루 휴식 후 9일 네덜란드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날 선보인 타격감이 이어진다면 조별리그 전승도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