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필 미켈슨 트위터 캡처)
"날씨가 좋다면 바로 기권하겠습니다."
필 미켈슨(47, 미국)은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23년 개근했다. 하지만 우승이 없다. 마스터스(3승), PGA 챔피언십(1승), 디 오픈(1승)은 정복했지만, US오픈에서는 준우승만 6번 했다. US오픈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하지만 미켈슨의 모습을 US오픈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딸 아멘다의 고등학교 졸업식 때문이다. 아멘다의 졸업식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열린다. US오픈은 16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에서 막을 올린다. 졸업식이 티오프 시간보다 2시간20분 전에 시작한다. 비행 시간만 3시간45분이 걸리는 거리. 결국 미켈슨은 US오픈 대신 딸의 졸업식 참석을 선택했다.
미켈슨의 가족 사랑은 유명하다. 1999년 US오픈에서도 아내 에이미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호출이 오면 기권하고 날아갈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유방암 투병을 한 아내 병간호를 위해 투어 활동을 쉬기도 했다.
출전 가능성은 남아있다. 미켈슨도 그 가능성을 믿고 아직 공식적인 기권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바로 날씨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악천후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고, 미켈슨이 개인 비행기로 이동한다면 1라운드 참가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US오픈 1라운드에서 비가 내릴 확률은 20%로 예보됐다.
미켈슨도 15일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날씨기 좋지 않을 거라 알고 있다. 그래서 아침 티오프 전까지 기권하지 않을 계획이다. 날씨가 좋다면 바로 기권하겠다"면서 "5% 확률이라면, 또 하루 종일 날씨가 좋다는 예보가 있다면 기다리는 게 의미가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면 기다리겠다. 준비는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출전 가능성을 재고 있지만, 미켈슨에게는 쉬운 결정이었다.
미켈슨은 "괜찮다. 많은 대회가 남았고, 내년 US오픈도 있다"면서 "나에게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특별하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이다. 출전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