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울산=이한형 기자)
"자신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태용호는 위기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경기력 논란에 거스 히딩크 감독 문제까지 겹쳤다. 여기에 10월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2연전에서 완패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이 위기 탈출, 그리고 월드컵을 향한 희망을 보여줄 기회였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콜롬비아는 남미 예선을 4위로 통과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인 남미 강호다. 세르비아는 FIFA 랭킹 38위로 험난한 유럽 예선을 D조 1위로 통과했다.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경기였다.
위기의 상황에서 신태용호가 달라졌다. 스페인 출신 두 베테랑 코치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선수들은 한 발 더 뛰는 한국 축구 특유의 근성을 보여줬다. 콜롬비아전 2-1 승리, 세르비아전 1-1 무승부라는 결과를 냈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세르비아전을 마친 뒤 "11월 두 경기는 우리 선수들이 많은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성과"라면서 "12월 동아시안컵에서도 11월에 했던 대로 상대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부분을 살리려 한다. 한국 축구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전과 달리 세르비아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일단 유럽 특유의 피지컬에서 밀렸다. 게다가 세르비아의 감독이 바뀌면서 중국 원정에서는 전혀 다른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새롭게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예선 경기를 다 분석하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감독이 바뀌면서 중국전에서 포백을 썼다. 스리백으로 나올 거라 분석했다가 갑자기 포백으로 바뀌어 조금 힘들었다. 중국전도 4-1-4-1로 나왔는데 한국-콜롬비아전을 봤는지 4-2-3-1로 나와 조금 힘들었지만, 선수들이 잘 해줬다"면서 "피지컬에서 밀린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면서 악착 같은 근성으로 커버했다"고 설명했다.
피지컬에서 밀리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세트피스 실점이 없었던 것은 성과였다. 물론 4경기 연속 실점하는 등 수비 조직력은 숙제로 남았다.
신태용 감독은 "압도적인 신장 차이를 적극적인 커버와 편하게 헤딩을 못하게 타이밍을 뺏는 부분을 훈련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우리보다 월등한 팀들이다. 1실점도 잘 했다고 생각한다. 경기 내용에서 앞섰으니 칭찬해주고 싶다. 위안 삼는 것은 특별히 빠져나가는 선수다 없다는 점이다. 쭉 조직력을 다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