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연일 골 소식을 전하고 있는 황희찬(왼쪽)과 석현준. (자료사진)
신태용 감독은 부임 후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활용법을 고민했다. 소속팀에서 펄펄 날던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는 유독 작아졌던 탓이다. 일단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에 세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썼던 방식. 월드컵 본선 진출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2연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23명을 모두 해외파로 꾸리면서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모로코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페널티킥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토트넘 경기를 통해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
바로 투톱이었다. 그냥 투톱이라는 전술을 낸 것이 아니라 손흥민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책이었다. 손흥민은 10일 콜롬비아전에서 2골을 몰아쳤고, 14일 세르비아전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도 "손흥민을 사이드에서 쓰기 보다는 가운데 투톱이나, 아니면 뒤쪽 2선에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 등도 나름대로 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살아나면서 고민은 또 생겼다. 이번에는 손흥민의 파트너 찾기였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이근호(강원), 이정협(부산), 세르비아전에서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가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다.
◇황희찬과 석현준, 유럽에서 연일 골맛신태용 감독은 10월 해외파로만 유럽 2연전을 치르면서도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과 석현준(트루아 AC)을 호출하지 않았다.
황희찬은 부상 중이었다. 지난 9월11일 라피트 빈전에서 허벅지를 다쳤다. 꾸준히 대표팀에 호출됐지만, 유럽 2연전은 빠졌다. 석현준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둘의 기세가 무섭다.
황희찬은 지난 20일 슈투름 그라츠전에서 교체로 복귀전을 치렀다. 이어 24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비토리아SC전에서는 교체로 투입돼 골을 넣었고, 27일 라피드 빈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골을 터뜨렸다.
석현준도 맹활약 중이다. FC포르투에서 자리를 잃은 8월30일 프랑스 리그앙 트루아로 임대됐다. 초반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10월말부터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특히 11월에는 출전한 3경기 모두 골맛을 봤다.
물론 3월까지 유럽파가 합류할 기회는 없다. 하지만 둘의 활약을 보는 신태용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신욱. (자료사진)
◇K리거들의 마지막 테스트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유럽파 없이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전북)과 이정협(부산), 진성욱(제주)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이들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김신욱은 손흥민과 절친이다. 대표팀 내에서도 '톰과 제리'로 통한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도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196cm 장신이라는 장점도 있다.
E-1 챔피언십 23명 명단 중 유일한 K리그 챌린지 소속인 이정협은 콜롬비아전 후반 손흥민의 파트너로 나섰다. 하지만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최근 경기력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진성욱은 아직 A매치 경험이 없다. 첫 대표팀 발탁이다. 올해 K리그 성적은 29경기 5골 1도움. 2016년 신태용 감독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해 일본과 결승전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