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힘 뢰브 감독. (카잔=박종민 기자)
독일 축구에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토너먼트로만 진행된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1라운드 탈락이 있었지만, 조별리그로 바뀐 뒤에는 첫 16강 진출 실패. 월드컵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패한 것도 네 번째에 불과했다.
독일 취재진도 28일(한국시간) 한국전에서 0대2로 패한 뒤 독설을 쏟아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요아힘 뢰브 감독을 향해 "독일의 수치가 아닌가", "국민들이 분노한다", "너무 자만한 것 아닌가", "독일 축구의 암흑기가 왔다"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질문을 이어갔다.
뢰브 감독은 한국전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실망이 크다"면서 "3차전은 우리가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력이 없어서 이렇게 됐다. 선두를 달리지 못하면서 뒤처져 있었다. 스웨덴이 이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압박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쉽게 경기를 풀지 못했다. 골 결정력도 많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너무 큰 실망이다. 훈련에서는 준비를 잘했다. 다시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최상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러 번 기회가 있었지만, 차분하지 못했다. 분석을 해야 한다. 2006년부터 4강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이번에는 평상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패했다"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쇼크 상태다. 독일 국민들도, 독일 언론도, 경기에 패한 선수들도 똑같은 심정이다.
뢰브 감독은 "(라커룸 분위기는) 말하기가 어렵다. 충분히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쇼크 상태다. 한국을 이기지 못한 것 자체가 쇼크"라면서 "선수들이 경기 전 부담을 많이 받았다. 스웨덴전도 잘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너무 실망스럽기에 나중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에서는 간판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벤치에서 시작했다. 독일 취재진에서 "과소평가 하지 않았냐"는 질문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뢰브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뢰브 감독은 "경고 누적과 결장이 있었다. 뮐러는 두 경기를 잘하지 못해 선발로 나오지 않았다"면서 후반 골이 절실했고, 15분 밖에 안 남어서 수비수 하나를 뺐다. 공격수가 필요했다. 앞으로 전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 잔을 마셨지만, 독일은 여전히 강팀이다.
뢰브 감독도 "암흑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꾸준하게 4강까지 올라갔다.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했다"면서 "지금은 탈락을 해 실망스럽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