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7' 엘레나 오스타펜코가 지난해 코리아오픈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오스타펜코는 대회 사상 첫 2년 연속이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사진=코리아오픈)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10위 옐레나 오스타펜코(21·라트비아)가 코리아오픈(총 상금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 단식 2연패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오스타펜코는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는 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꼭 2년 연속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오스타펜코는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브라질)에 2 대 1(6-7<5-7> 6-1 6-4)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만약 오스타펜코가 올해 우승한다면 대회 사상 첫 2연패를 이루게 된다. 2004년 시작돼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코리아오픈은 지금까지 2번 우승을 한 선수도 없이 매년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
오스타펜코는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는 첫 WTA 투어 우승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올해 US오픈에서는 16강전에서 탈락했지만 윔블던 4강에 오르는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전날 입국해 이날 훈련을 소화하는 등 현지 적응에 나선 오스타펜코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쁘고 첫 경기가 기대된다"고 설렌 표정을 지었다. 이어 "지난해 열띤 응원을 펼쳐준 한국 팬들이 있어 집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면서 "아직 이 대회 2번 우승자가 없다는데 꼭 2연패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스타펜코가 16일 코리아오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이번 대회에서 오스타펜코는 3명의 전 챔피언과 대결한다. 2016년 라라 아루아바레나(26·세계 72위·스페인), 2015년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22·53위·루마니아), 2013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9·59위·폴란드) 등이다. 특히 1회전 상대가 아루아바레나다.
오스타펜코는 이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아루아바레나에 대해 "상대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알기 때문에 평소대로 할 것"이라면서 오스타펜코는 "라드반스카도 한때는 10위권 선수로 굉장히 좋은 선수로 대결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와 경쟁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이후 발전된 자신에 대한 평가도 내렸다. 오스타펜코는 "이 대회 이후 1년이 지났는데 그랜드슬램에서 좋은 성적도 내고 발전을 이뤘다"면서 "특히 서브가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오스타펜코는 "예전(2012년) 호주오픈 주니어 대회 때 장수정과 대결했는데 톱클래스까진 아니지만 더 발전할 선수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내가 세계 100위 안에 들어갈 때 찾아보니 이름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더 큰 대회와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살의 장수정(사랑모아병원)은 현재 205위로 최지희(499위·NH농협은행), 박소현(주니어 77위·중앙여고) 등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나선다. 만약 오스타펜코가 장수정과 재대결한다면 이번 대회 4강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