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되네'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21일 WTA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다.(올림픽공원=코리아오픈)
코리아오픈 사상 첫 2연속 및 2회 우승을 노렷던 옐레나 오스타펜코(10위·라트비아)의 꿈이 무산됐다. 세계 랭킹 122위에 덜미를 잡혔다.
오스타펜코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 달러) 단식 2회전에서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러시아)에 0 대 2(3-6 2-6)로 완패했다.
지난해 오스타펜코는 코리아오픈에서 WT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5월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깜짝 우승까지 차세대 테니스 여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오스타펜코는 이후 WTA 투어 이상급 대회 우승이 없었다.
올해 윔블던 4강까지 오른 오스타펜코는 이번 코리아오픈 우승을 별렀다. 자신의 첫 WTA 투어 우승을 이룬 대회이기도 하지만 올해 10월 열리는 WTA 파이널스 출전을 위해서다. WTA 파이널스는 올 시즌 상위 8명만 출전할 수 있어 오스타펜코는 코리아오픈 우승으로 포인트를 쌓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통산 전적 1승1패로 맞선 상대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알렉산드로바는 2015년 국제테니스연맹 서키트 대회에서 오스타펜코와 2번 만나 호각을 이뤘다.
이날 오스타펜코는 1세트를 3 대 6으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세트에도 게임스코어 1 대 2로 뒤진 가운데 두 게임을 내주며 승기를 뺏겼다. 지난해 세계 랭킹 69위까지 올랐던 알렉산드로바는 셰쑤웨이(29위·대만)와 8강전을 치른다.
'고마워요' 오스타펜코가 21일 WTA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에서 탈락한 뒤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올림픽공원=코리아오픈)
경기 후 오스타펜코는 "대회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 팬들이 많은 지원을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좋은 결과를 보이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고, 날씨 때문에 경기가 계속 지연되기도 했다"며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타펜코는 손목이 좋지 않아 1회전을 본선 셋째 날에야 치렀다. 2회전은 20일로 예정됐지만 비로 때문에 하루 미뤄졌고, 시간도 오후 2시로 연기됐다. 오스타펜코는 또 "한국 대회가 시설이나 주변 환경이 좋은데 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작년 결승전의 좋은 결과를 재현하고 싶었는데 실책도 많았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스타펜코는 "다시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앞서 1회전에서 오스타펜코는 2016년 우승자 라라 아루아바레나(71위·스페인)를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아쉽게 대회를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