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누가 '국보'와 '팀 킴'을 궁지로 몰아넣었나

스포츠일반

    누가 '국보'와 '팀 킴'을 궁지로 몰아넣었나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 박세운 >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 주제는 어떤 내용인가요?

    ◆ 박세운 > 네, 요즘 체육계에 씁쓸한 소식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의 사퇴와 팀킴 여자 컬링 선수들의 폭로 기자회견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두 이야기의 공통 주제는 바로 리더십의 부재입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O 기자실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임미현 > 선동열 감독의 사퇴 결심에 KBO는 큰 충격을 받았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 박세운 > 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틀 전 정운찬 KBO 총재를 만나 사퇴 의사를 전했습니다. 정운찬 총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곡히 만류했지만 선동열 감독은 결심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먼저 선동열 감독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들어보시죠.

    [ 선동열 감독 : "저는 국가대표 야구 감독직에서 물러납니다. 감독직 사퇴를 통해 국가대표 야구 선수들과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습니다" ]

    ◇ 임미현 > 정운찬 총재의 설득이 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박세운 > 네. 선동열 감독이 사퇴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운찬 총재의 발언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자신과 정운찬 총재가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했던 국정감사가 사퇴 결심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먼저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 우승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정운찬 총재의 발언 역시 선동열 감독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으로 보입니다. 선동열 감독은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의 대표팀 전임 감독이거든요? 그런데 대표팀을 운영하는 KBO의 수장이 전임 감독 제도를 부정하는 말을 했습니다. 정운찬 총재의 국정감사 발언을 다시 들어보시죠.

    [ 정운찬 KBO 총재 : "전임 감독제는 국제대회가 잦거나 상비군이 있으면 몰라도 국제대회가 잦지 않거나 상비군이 없다고 한다면 저는 전임감독제가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

    ◇ 임미현 > 그런데 정운찬 총재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지 않았습니까?

    ◆ 박세운 > 맞습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만큼은, 야구를 좋아하는 한 명의 팬이 아니라 KBO를 대표하는 수장 자격으로 질의응답에 임해야 한다고 봅니다. 발언 하나하나가 공식적인 것이잖아요? 대표팀의 전임 감독은 총재의 발언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 임미현 > 생각이 복잡했겠네요.

    ◆ 박세운 > 네. 서로 오해를 풀 시간적 여유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운찬 총재는 국정감사 이후 선동열 감독을 따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혼자 고민하고 괴로움에 빠진 대표팀 감독을 그대로 방치한 것입니다.

    선동열 감독의 사퇴가 불가피했다면, 병역 논란과 관련된 선수 선발의 공정성 문제와 그에 대한 미흡한 대처가 사퇴의 이유가 됐어야 합니다. 하지만 야구를 알지 못하는 국회의원, 무엇보다 국정감사에서 KBO의 리더답지 못한 발언을 한 정운찬 총재가 그 이유가 됐습니다.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적색 신호가 켜졌습니다.

    컬링 전 여자 국가 대표 팀 ‘팀킴’의 김초희(오른쪽부터), 김은정,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감독 부부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임미현 > 다음 소식 들어보죠. 여자 컬링 팀 킴 선수들이 어제 지도자 가족의 전횡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네요.

    ◆ 박세운 > 네. 주장 김은정과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등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들이 지도자 가족으로부터 그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혀 많은 국민들이 놀라지 않았습니까?

    어제 기자회견은 김민정 감독과 남편 장반석 믹스더블 감독 그리고 김민정 감독의 아버지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 직무대행의 반박을 재반박하는 자리였습니다.

    ◇ 임미현 > 정상적인 대표팀이라고는 보기 힘든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는데요.

    ◆ 박세운 > 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폭언을 듣는 건 일상이었다, 지도자 가족이 상금 통장을 만들어 관리했는데, 상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알 수 없었다, 선수들이 성장하면 통제가 안 될까봐 외부와 단절시키려고 했다,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를 팀 킴에서 배제시켜 분열을 조장했다, 이런 주장입니다.

    통제를 위해 팬들이 전한 선물을 감독이 먼저 보고 확인한 뒤 선수들에게 전달했다는 믿기 힘든 얘기도 있었습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이번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 박세운 > 고인 물을 썩기 마련입니다. 선수들의 주장은 지도자 가족이 너무 오래 해먹었다는 겁니다. 김영미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 여자 컬링 김영미 선수 : "이런 사태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북 컬링협회에서 한 분이, 한 가족이 계속 독식해서 10년동안 했었기 때문에 아마 그렇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물론 지도자 가족 측의 입장도 들어봐야 합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갈등을 겪은 사실만큼은 분명해졌습니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선수들이 잘못했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라 더 제대로 해명을 하든 사과를 하든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다음주부터 3주동안 컬링 연맹과 팀 킴이 속한 경북체육회를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진행합니다. 감사를 통해 선수의 인권 침해와 조직의 사유화 여부가 밝혀질 겁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