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20대 여론이 심상치 않다.
30~40대와 함께 범진보진영의 중심 지지층 역할을 하던 20대 지지율이 작년 이맘때에 이어 또 한 번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정부·여당이 청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인 2월 3주 데일리오피니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20대의 평가는 긍정 41%, 부정 45%로 긍정이 부정에 4%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월 3주 데일리오피니언의 긍정 51%, 부정 37%와 비교 시 긍정평가는 10%p가 급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8%p 급증했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가 조사한 20대 여론도 결이 다르지 않다.
리얼미터 주간집계 2월 1주차에 따르면 20대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55.4%의 긍정평가를 보냈다.
하지만 20대의 긍정평가는 이어지는 2월 2주차에는 45.8%, 2월 3주차에는 41.5%로 급격히 떨어졌다. 2주만에 13.9%p나 급락한 셈이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20대 지지율이 급락한 데는 그동안 이어진 실업률 고공행진으로 인해 가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인터넷 검열 강화'로 불리는 https 차단과 여성가족부의 이른바 '아이돌 외모 지침' 등 20대가 민감한 주제에 대해 정부가 민심에 반하는 대응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어난 20대 지지층 이탈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다가 20대 지지율이 쭉 빠졌던 1년 전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1월 3주 데일리오피니언에서 75%에 달했던 20대의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1주일 만에 68%로 7%p 급락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도 지난해 1월 3주차 71.2%에서 1월 4주차 64.3%로 큰 폭 하락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당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남북 탄일팀 구성 과정에서의 잡음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현됐기 때문이었다.
공정성에 민감한 20대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이낙연 총리가 "메달권"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사과에 나섰고, 기존 자본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젊은 층의 투자가 성행했던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정부가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이 폭락해 비난 여론이 커졌다.
한 차례 20대 지지율 홍역을 치렀음에도 여전히 민심을 민감하게 읽어내지 못하면서 1년 만에 유사한 상황이 재발한 것이다.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탄생한 문재인정부이고 이미 정권 3년차로 접어든 만큼 개혁을 위한 추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30~40대 뿐 아니라 20대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약한 사법농단 등 적폐 청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공직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개혁 중 상당 부분은 여전히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여권의 대응은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 대신 이전 정권들의 교육 탓을 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홍익표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5.18망언과 극우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긴급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 교육으로 그 아이들에게 적대 의식을 심어줬다"며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반면 지금 10대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며 "정의로운 역사,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젊은 세대의 극우세력화를 막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분들(20대 남성)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학교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라고 말했다.
20대가 보수 정권 아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극우세력이 됐고,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위험한 수위의 발언을 여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서슴지 않고 한 것이다.
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공식 해명자료를 내고 사과에 나섰지만 "교육이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규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인의 한 측면에서 교육 환경과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여전히 교육을 탓하는 입장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