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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 이청용이 보여준 베테랑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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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는 숫자에 불과' 이청용이 보여준 베테랑의 품격

    교체 투입 전 벤투 감독의 지시를 받고 있는 이청용. (울산=황진환 기자)

     

    "나이 때문에 선수가 배제되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종료와 함께 큰 변화가 생겼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라는 두 기둥이 동시에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당연히 이청용(VfL보훔)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 명단에 이청용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기성용, 구자철과 달리 이청용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그런 논의가 있지 않았다. 기성용, 구자철의 은퇴도 내 의견이 아니었고, 선수가 결정을 한 것"이라면서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이 때문에 선수가 배제되는 것은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벤투호는 확 젊어졌다. 스무살도 되지 않은 이강인(발렌시아CF)을 비롯해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백승호(지로나FC) 등 스무살을 갓 넘긴 젊은 피들이 합류했다.

    그럼에도 이청용은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기량은 여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났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2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월드컵 2회 출전이라는 경험도 이청용에게는 큰 무기였다.

    이청용은 22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벤투 감독이 포메이션을 바꾸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청용은 후반 25분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권창훈(디종FCO)이 황인범이 있던 중앙으로 옮겼고,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 섰다.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슈팅 20개를 때리고도 1골도 넣지 못한 후반 41분. 홍철(수원)의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향했다. 이청용은 뒤에서 달려들어 훌쩍 뛰어올랐고, 수비수 위에서 머리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긴 침묵을 깬 한국의 21번째 슈팅이었다. MOM은 당연히 이청용의 몫이었다.

    아시안컵 8강 탈락 후 3월 A매치는 벤투호에게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첫 걸음이나 다름 없었다.

    벤투호가 가장 필요로 할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을 보여준 이청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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