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인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여성 경기감독관 18명 가운데 최초로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감독관을 맡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김 팀장은 다음달 5일 괌과 몰디브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A조 1차전에 배정됐다.(사진=AFC)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바꾼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또 한 명 나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14일(한국시각) 김세인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이 다음 달 5일 괌 데데도의 FA필드에서 열리는 괌과 몰디브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A조 1차전의 경기 감독관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2019년 현재 AFC 소속 경기 감독관은 여성이 18명, 남성이 83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AFC가 주관하는 여러 대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여성 경기 감독관은 단 한 번도 월드컵 예선에 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세인 팀장이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 경기 감독관으로 배정됐다. 이 때문에 AFC는 김세인 팀장의 배정 소식을 전하며 'AFC 여성 경기 감독관의 역사를 이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세인 팀장은 베트남, 홍콩, 라오스 출신 여성 감독관과 함께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가 공동 개최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세미나는 AFC 소속 경기 감독관 가운데 일부가 선발돼 참여했고, AFC는 네 명의 여성 경기 감독관 중 김세인 팀장을 가장 먼저 월드컵 예선에 배정했다.
2017년부터 AFC 산하 여자 경기의 감독관을 맡았던 김세인 팀장은 비단 아시아 축구뿐 아니라 한국 축구에서도 연이어 ‘보이지 않는 벽’을 깬 주인공이다.
과거 축구협회 남자 직원이 맡았던 여자 대표팀의 팀 매니저를 맡은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남자대표팀 미디어 오피서로 활약하고 있다.
또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한 남자 A매치와 FIFA가 주관한 올림픽 여자축구 예선, 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 등의 경기 운영총괄의 막중한 책임도 맡았다. 경기 운영총괄은 경기 감독관 중에서도 일부가 별도 교육을 받아야 맡을 수 있는 상위 관리 영역이다.
김세인 팀장은 14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팀 매니저로 여러 대회에 참여하면서 감독관을 많이 만났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자극받아서 감독관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소중한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FIFA 주관 월드컵 예선에 경기 감독관으로 배정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라는 타이틀은 영광이지만 나는 단지 문을 열었을 뿐"이라며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여성 감독관이 활동할 때는 뉴스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