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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로 변신한' 임영희 "선수들 보면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농구

    '코치로 변신한' 임영희 "선수들 보면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18-19시즌 후 은퇴한 초보 코치
    코트에 서 있는 게 낯설기도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우리은행 임영희 코치. (사진=WKBL 제공)

     

    "지금은 한 번씩 생각해요. 1년 더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불과 넉 달전까지도 매일 같이 땀을 흘렸다. 하지만 은퇴 후 생활이 확 달라졌다. 현재 직책은 코치. 뛰지 않고 코트에 서 있는 것이 어색하고, 가끔은 선수들과 함께 흠뻑 땀에 젖고 싶은 생각도 든다.

    주인공은 우리은행 임영희(39) 코치.

    우리은행 통합 6연패의 주역이자, 은퇴 후 바로 코치로 변신한 임영희 코치를 장위동 체육관에서 만났다.

    임영희 코치는 "선수 때는 밥만 먹으면 체육관에 와서 운동을 했던 시간이 많았다. 코치가 되니 가장 달라진 게 몸으로 움직이는 부분이다. 몸을 안 쓰고 서 있는 시간이 많다"면서 "휴가를 마치고 처음 들어왔을 때는 전혀 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가끔 땀을 많이 흘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을 보면 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웃었다.

    임영희 코치는 2018-2019시즌 후 은퇴했다. 통합 6연패라는 업적을 남겼던 우리은행은 임영희 코치의 은퇴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승과 함께 은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아니었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기에 미련은 없었다.

    오히려 위성우 감독이 펑펑 울며 "임영희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

    임영희 코치는 "솔직히 몇 년 전부터 우승하고 은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2017-2018시즌 우승도 쉽지 않았다. 힘들게 우승했기에 지난 시즌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내가 은퇴하는데 우승을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연속으로 우승했는데 이번에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정규리그에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실수로 놓친 경기도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고 루키 박지현을 뽑은 것도 미련 없이 은퇴할 수 있었던 이유.

    임영희 코치는 "은퇴할 때 박지현이 들어오는 등 타이밍이 잘 맞았다. 은퇴 당시에는 더 할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한 번씩 생각한다. 1년 더 했으면 어땠을까라고…"는 말과 함께 작은 아쉬움도 전했다.

    사실 은퇴 후에도 농구 관련 일을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지도자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임영희 코치가 지도자 꿈을 꾼 것은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의 역할이 컸다.

    임영희 코치는 "지도자를 해야겠다, 이런 마음은 없었다. 물론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농구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전 코치님을 보면서 왔고, 그 길을 잘해서 가시니까 나도 따라가고 싶다고 마냥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구단과 감독님이 코치직을 제안했다. 좋은 기회였기에 잡았다"고 설명했다.

    임영희 코치는 무명 생활이 꽤 길었다.

    1999년 여름 리그에서 데뷔했지만, 2009년 우리은행 이적 전까지는 평균 2~6점을 넣는 평범한 벤치 멤버였다. 하지만 우리은행 이적 후 날개를 폈고, 2012-2013시즌 위성우 감독, 전주원 코치를 만나면서 WBKL 최고의 선수가 됐다.

    임영희 코치는 "내가 그렇게 했으니까 선수들에게도 나처럼 10년을 참으면 잘 된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정답은 아니다. 다만 본보기가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서 "재능이 있는 선수들도 있는데 코트에서 잘 풀어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나도 위성우 감독님을 만나서 그렇게 됐다. 길잡이 역할이 중요하다. 내가 봐도 센스가 있는 선수인데 코트에서 어떻게 잘하도록 할까 고민이 된다. 그런 부분을 잘 이야기해서 선수들을 빛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걸 못하지라는 답답함보다는 선수 때는 잘 안 되더라도 내가 한 번 더 하자는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면서 "코치는 그게 안 된다. 어떻게든 선수가 하도록 해야 한다. 1~2번 이야기해서 고쳐지는 게 아니라 그런 답답함이 있다. 감독님, 코치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임영희 코치가 원하는 지도자는 어떤 모습일까. 초보 코치라 아직은 조심스러웠지만, 소통을 언급했다.

    임영희 코치는 "아직 말하기 이른 것 같다. 감독님께서 '최근까지 선수들과 경기를 뛰고, 같이 호흡했으니 우리와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금 내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그런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내가 배웠던 방식과 다른 것을 느낀다.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했다. 물론 소통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강압적이기보다 소통을 통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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