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이 주짓수가 강하다고?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2월 21일 열리는 UFC 부산대회 기자회견이 열린 1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이날 '코리안 좀비' 정찬성(32, 코리안좀비 MMA)과 첫 대면한 브라이언 오르테가(28, 미국)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소 띤 표정으로 정찬성의 얘기를 경청했다. 포토타임 때는 손하트를 날리고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사진=UFC 제공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자리에서는 좀 더 솔직하게 얘기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정찬성의 장단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오르테가는 "단점은 주짓수, 강점은 타격"이라고 답변했다.
정찬성은 곧바로 반박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내가 오르테가보다 주짓수가 강한 것 같다."
정찬성의 말을 듣고 웃기만 했던 오르테가는 인터뷰에서 진심을 표출했다.
"사람들이 주짓수에 대해 말할 때 '정찬성'은 거론된 적 없다. 인터넷 상에서 팬들이 '누가 그래플링을 잘하나' 논쟁할 때 그의 이름을 본 적 없다. 반면 내 주짓수 실력은 온 세상이 알고 있다."
오르테가는 UFC에서 14승 1패 1무효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7승이 서브미션승이다. 강자 컵 스완슨과 헤나토 모이카노를 모두 길로틴 초크로 제압했다.
오르테가는 랭킹 2위, 정찬성은 6위다. 더구나 전장은 정찬성의 홈인 한국이다. 자신보다 하위랭커와 원정경기를 수락한 이유는 뭘까.
오르테가는 "터프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정찬성도 나처럼 케이지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다. 부산에서 아름다운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원정경기라서 내가 유리하다. 정찬성은 티켓 판매를 신경써야 하고, 많은 미디어를 상대해야 한다. 더욱이 나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뭘 하든 즐길 줄 안다"고 덧붙였다.
사진=UFC 제공
둘은 경기가 판정까지 안 갈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오르테가는 "누가 됐든 피니시될 것이다. 물론 내 목표는 승리"라고 말했다.
오르테가는 옥타곤에서 싸우는 이유가 분명하다.
"격투기는 내 꿈이었다. 어릴 때는 꿈을 좇았지만, 지금은 가족을 위해 싸운다.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보살필 수 있어 스스로 자랑스럽다. 파이터를 꿈꿨던 아버지와 가족들도 나를 자랑스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