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라건아(사진 오른쪽)의 포스트업 공격을 막고 있는 DB 오누아쿠 (사진=KBL 제공)
KBL 경기본부는 5일 오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발생한 플라핑 명단을 공개하면서 "페이크 파울에 대한 선수들의 경각심이 아직 부족하며 부주의한 태도와 과거 잘못된 습관들이 개선되는데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KBL은 공식 홈페이지에 약 10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살펴보면 심판을 속이고 농구 팬을 속이는 코트 위 헐리우드 액션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어색한 동작의 연속이다.
올시즌 1라운드에서 지적받은 페이크 파울수는 총 29건으로 지난 시즌 1라운드 기준 9건보다 약 3배 이상 늘었다. 총 55건을 심의해 절반 이상이 플라핑 판정을 받았다.
29건 가운데 정상적인 몸싸움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넘어져 반칙을 유도하는 속임 동작을 시도한 경우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골밑 리바운드 경합 과정이나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다소 어색하게 넘어지는 선수들이 많았다. 쓰러진 선수를 보고 상대팀 선수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장면도 적잖았다.
KBL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5건을 기록한 치나누 오누아쿠(원주 DB)는 몸싸움 도중 갑자기 넘어지는 장면이 무려 네 차례나 됐다.
드리블이나 공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고 과도하게 두 팔을 휘둘러 반칙을 어필하는 장면도 총 5건이 나왔다.
턴오버를 어떻게든 만회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속임 동작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실책 이후 마치 강하게 충돌한 것처럼 두 팔을 휘저으며 과도하게 쓰러지는 장면은 어색하기만 했다.
슛 동작 이후 플라핑을 시도하는 장면도 두 차례 있었다. 칼렙 그린(원주 DB)은 10월13일 경기에서 3점슛을 시도할 때 수비수가 밀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다리를 벌리며 쓰러졌다. 마찬가지로 어색한 장면이었다.
(자료=KBL 제공)
팀별로 살펴보면 원주 DB가 총 10회로 가장 많았다. DB에 이어 창원 LG, 서울 SK, 전주 KCC가 각각 4회로 공동 2위에 속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부산 KT가 각각 2회로 그 뒤를 이었고 인천 전자랜드는 한 차례 페이크 파울을 기록했다.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 소속 선수는 페이크 파울이 없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과거 플라핑이 유독 잦았던 선수로 알려진 이정현(전주 KCC)이 1라운드에서 페이크 파울을 지적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정현은 자신의 대한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플라핑은 과장된 동작으로 심판에게서 반칙을 이끌어내려는 속임수로 심판과 농구 팬을 기만하는 행동이다. 이는 자칫 판정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악재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KBL이 현장의 반발을 뒤로 하고 페이크 파울 근절을 위해 영상 공개를 결정한 이유다.
지난달 31일 원주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김종규(원주 DB)의 몸싸움 동작은 공식적으로 페이크 파울 판정을 받았다. 김종규는 첫 지적에 따른 경고 조치를 받았다.
플라핑은 1회 적발 때 경고를 받고 2회부터는 벌금을 낸다. 2~3회는 20만원, 4~5회는 30만원, 6~7회는 50만원, 8~10회는 70만원, 11회 이상은 건당 100만원으로 벌금액이 점점 증가한다.
1라운드 최다 플라핑의 불명예를 안은 오누아쿠는 벌써 누적 벌금만 100만원이 쌓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