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베트남 매체 '징' 홈페이지 캡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은 붉은 물결로 가득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써내자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한국인 지도자가 베트남에서 재현했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했던 박항서 감독이 해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박항서 감독은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동남아시아(SEA) 게임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트남이 SEA 게임 60년 역사상 첫 축구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 감독이 있었다.
박 감독은 이제 베트남 축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와 10년 만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일궈냈다.
베트남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에서도 8강에 오르는 경쟁력을 과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선 3승 2무(승점 11점)로 G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베트남 매체 '징' 홈페이지 캡처)
'박항서 매직'으로 완성된 우승에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로 휩싸였다.
열띤 응원을 펼치며 베트남의 금메달을 기원한 국민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모두 거리로 나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쏟아진 인파에 도시는 마비됐고 거리는 금세 '금성홍기(金星紅旗)'로 붉게 물들었다.
베트남 언론 'Zing'은 "늦은 밤 시민들이 축배를 들면서 하노이와 호치민이 마비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현지 매체 '베트남넷'은 "모든 길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 구간에서 교통체증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확성기를 들고 나가서 춤을 췄다. 오토바이 경적과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팬들의 모습을 설명했다.
2002년 4강 신화를 써낸 멤버였던 박 감독. 그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진 베트남은 지금 '박항서 홀릭'에 빠졌다.
(사진=베트남 매체 '징'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