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현(무소속 의원)
4.15 총선이 이제 석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가 일단락이 되고 나면 정치권은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에 돌입할 텐데요. 보수 진영의 가장 큰 숙제는 통합이죠. 일단 지난주에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은 했는데 통합의 대상과 범위를 두고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모두 다 한 텐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인가?”, “특히 새로운보수당이 내건 첫 번째 조건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인데 과연 모든 보수 세력이 거기 동의할 것인가?” 하는 점이 난관입니다. 오늘 보수 통합의 세력 중 한 곳을 만나볼 텐데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신당을 만들겠다. 이렇게 선언한 무소속 이정현 의원 오랜만에 연결해 보죠. 이정현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정현> 안녕하셨습니까. 이정현입니다.
◇ 김현정> 이게 얼마 만입니까?
◆ 이정현> 한 3년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새누리당을 탈당하신 건 2017년 1월이고 사실은 그전부터 방송 출연을 거의 안 하셨어요. 오랜만에 인사 한 말씀하시죠.
◆ 이정현>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정현입니다. 그동안 제가 정말 실수도 많고 과오도 많고 미련하기도 하고 또 지혜롭지도 못하고 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드리고 했었는데요. 그동안 많은 공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 좀 어색하세요, 의원님? 그렇게 두문불출을 하시다가 최근에 신당 창당. 동시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셨어요. 우선 신당 창당. 탈진영 신당을 만들겠다.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이정현>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께 제가 한번 재미로 여쭤보고 싶어요. 혹시 보수이십니까? 그러면 보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하실 수 있으신지요. 진보이십니까? 정말 보수하고 함께할 수 없고 진보라는 것에 대해서 일관되게 그렇게 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제가 36년을 정치를 했는데요. 진보, 보수 구분 못 하겠습니다.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눠가지고 죽느냐 사느냐로 싸우는데 사실상 진보하고 보수가 뭔지도 모르고 싸우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서 이제 진보와 보수를 다 함께 끌어안는 캐치 올 파티. 함께하는 포괄 정당 쪽으로 가야 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소 간의 진영 대결도 끝났는데 우리가 이렇게 구태스러운 정치권에 있어서 구석기 시대나 있었을 것 같은 진보, 보수로 나눠서 싸운다는 게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 세력을 형성하자. 그런 의미로 말씀을 올립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범보수 진영이 추진하고 있는 중도 개혁 세력까지 대통합하겠다는 꿈으로 추진하고 있는 빅텐트. 여기는 일단 초청받으셨거든요. 참여를 하십니까? 아니면 빠지십니까?
◆ 이정현> 제가 그동안에 쭉 정치 개혁, 정치 개혁 하는 걸 많이 봐왔어요. 그런데 정치 개혁이 안 돼요. 중도 개혁이다라고 얘기하지만 그러한 것이 한 번도 성공한 것을 제가 보지를 못했어요.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첫째는 말하자면 그동안에 정치와 정당을 주도를 해 왔던 사람들이 참 묘하게도 조금만 뜨면 전부 대권 예비 주자가 됩니다. 전부 자기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겁니다.
말은 안 해도 다 그런 야심을 품고 있다 보니까 전부 개혁한다고 만든 당이 실은 솔직히 표현하자면 “내가 대통령 되려고 하는데 내 중심으로 뭉치자.”입니다. 기껏 중도 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기득권 정치를 조금 변형시켜가지고 계속 유지시키면서 그 유지를 통해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큰 이득을 챙기려고 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저는 그래지고는 개혁도 아니고 중도도 아니고 그야말로 말장난이고,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듯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범보수 세력이 통합한다는 그 추진 자체를, 노력 자체를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 방향을 잘 잡아야 된다. 그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 이정현> 정확한 말씀이십니다.
◇ 김현정>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된다. 조금만 뜨면 대선 가려고 자기가 튀려고 자기 기득권 놓지 않으려고 하는 식의 통합으로는 개혁, 혁신 안 된다 하셨어요. 이건 그러면 황교안 대표한테도 하시는 말씀이고 유승민 전 대표한테도 하시는 말씀이고 다 통하는 말씀이십니까?
◆ 이정현> 국민들이 짐작을 할 겁니다. 그렇게 떠들어놓고 봐보면 누가 있습니다. 그 누구란 사람이 “바로 내가 메시아다. 내가 DJ고 내가 YS다.”라고 합니다. 전부 사실상 내포하고 있고 또 그러한 부분들을 약간 숨기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보니까 합쳐지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합쳐져도 또 금방 자기가 밀릴 것 같으면 뛰쳐나가고 또 뛰쳐나가고 이런 식의 정치를 선배들부터 오랫동안 해 왔고 지금 그것이 꽃이 피어서 너나 나나 없이 지지율 2%, 3%만 나와도 전부 대권 주자로 나서려고 하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당장 5년, 10년 뒤에 지금 대한민국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한미, 한일 외교는 어떻게 되고 또 남북 경협은 어떻게 되고, 이런 고민은 아주 다 멀리, 아마 기억에도 사라졌을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누구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1명이라도 더 늘릴까, 더 보탤까. 그래서 어떻게 더 목소리를 크게 내볼까. 그래서 내가 대권 주자가 돼 볼까?” 이런 식의 접근은 성공해서도 안 되고 반드시 실패해 왔고 실패할 겁니다. 말장난입니다.
◇ 김현정> 메시아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통합에 참여해라라는 조건을 하나 거셨어요. 그러면 얘기가 나온 김에 황교안 대표가 험지로 나가겠다. 기득권 다 내려놓겠다. 통합을 추진하면서 얘기를 했거든요, 험지라면 어느 정도 험지를 나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아직 지역구는 안 정한 모양인데요.
◆ 이정현> 저는 정치권에서 험지 얘기 나올 때마다 웃음이 나와요. 감히 험지라는 말을... 쓰려면, 그런 말 써서도 안 됩니다. 험지라고 하면 그 지역의 유권자들은 도대체 뭐가 됩니까? 우리는 얼마나 정치인들한테 혹독하게 하고 나쁘게 해서 그걸 험지라는 표현을 씁니까? 또 사실 험지라 그러면 적어도 대단히 죄송합니다마는 이정현이 정도는 돼야 험지라는 말을 쓰지.
저는 95년도부터 여론 조사만 하면 당선 가능성 제로. 직접 선거 아니니까 누가 장난만으로라도 한 번만 이정현이라고 답해 놓으면 3%, 5%는 나올 겁니다. 어렵다고 피하고 포기하고, 국토가 얼마나 넓다고 여기서 포기할 데가 어디가 있고 포기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정말 이런 자세는 정치인 여야를 막론하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긴급 기자회견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는 지금 이낙연 총리랑 붙느냐, 마느냐. 지금 이런 얘기하고 있는데 그 정도를 험지라고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정현> 저는요. 황교안 대표도 전략과 전술을 펴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낙연 총리라고 해서 아니, 국무총리로 계실 적에는 당연히 언론에 많이 나오니까 지지율이 높게 나옵니다. 만약에 총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또 이제 언론에서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연히 거품이 빠지게 되어 있거든요.
그분이 강한 상대다 아니다를 뭘로 판단합니까? 그리고 그분이 종로로 나간다고 유리하고 불리하다는 게 어디 있습니까? 정당에서 누구 내보낼 결정도 안 했으면서 누가 유리하고 불리하고, 어디 누가 나가면 무조건 되고 안 되고, 이렇게 판단을 하는 것이 바로 지금 기득권 정치들. 제가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바꿔야 되는 가장 큰 이유인 겁니다.
◇ 김현정> 여기가 험지. 네가 가라, 못 간다, 나는 안 간다. 지금 황교안 대표 얘기만 했습니다마는 홍준표 전 대표가 험지를 가느냐 마느냐. 이 얘기도 SNS상에서 여러 발언들 쏟아내고 있고 상황 아니겠습니까? 지금 전반적으로 다 일침을 놓으신 거예요.
◆ 이정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홍준표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억울하다고 얘기하시잖아요. 나는 계속 그동안 험지 돌다가 이제 겨우 여기 정착했는데 또 험지로 가란 말이냐.
◆ 이정현> (웃음).
◇ 김현정> 왜 웃으세요?
◆ 이정현> 큰 정치인들께서 이런 논쟁을 하고 계시다는 게 참 우습습니다. 진짜 바꿔야 됩니다, 진짜 정치.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연대 출범식에서 이재오 창립준비위원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과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이미 기득권 쥐고 있는 사람들은 기득권 내려놔라. 그거 가지고 다투지 마라 이 말씀.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하는 문제가 하나 걸림돌이고. 또 하나는 유승민 전 대표가 제시한 3원칙입니다.
통합을 위한 3원칙. 첫 번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두 번째, 개혁적인 통합으로 가자, 보수로 가자. 세 번째, 새 집을 짓자. 당 허물고 새 텐트를 짓자는 얘기인데 문제는 첫 번째죠. 탄핵의 강을 건너자. 네가 잘했느니 내가 잘했느니 하고, 탄핵 가지고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통합하자는 것인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정현> 그분도 나름대로 훌륭한 분이시고 정치를 오래하신 분입니다. 그분의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의 생각과 같이할 생각도 없고 또 깊이 따져볼 생각도 없습니다. 그분은 그분 나름대로 정치를 하시면 되는 거고 또 그분 말에 대해서 하나하나 내가 콩이야 팥이야 하고 언급할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통합을 같이하시려면 이 원칙에 동의를 해야지 갈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거든요.
◆ 이정현> 그러니까요. 아까처럼 기득권 세력들끼리 그렇게 하라고 하십시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게 놔두고. 두 가지 조건, 세 가지 조건 하면서 이 당 옮겨 다니고. 저 당 옮겨 다니고 이렇게 깨고 저렇게 깨고 가는 데마다 쫓아다니면서 당 깨고 다니면서, 또 뭔 말은 잘해가지고 이런 말, 저런 말 조건들은 몽땅 내걸고.
이런 사람들 말에 언제 귀 기울이고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든 말든 놔둬버리고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어가지고 그분들이 정말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가지고, 대한민국 미래를 얘기할 수 있도록 이번 정치 한번 바꿔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이 딱 판갈이를 할 때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정현 의원님, 동의 안 하세요? 통합, 새보수당하고는 같이 못 하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 이정현> 저는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아까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얘기했습니다.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자. 통합을 해가지고 구태 세력들끼리 이리 뭉치고 저리 뭉치고, 조건 걸어가지고 뒷거래하지 말고. 내 자신부터가요. 국그릇 안에 국이 상했다고 한다면 국물만 상한 게 아니라 건더기도 상하거든요. 저도 상한 건더기입니다. 저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을 종합해 보면 이정현 의원께서는 통합에 초청은 받으셨어요. 황교안 대표가 통합의 대상 안에 이정현 의원 이름을 넣었습니다. 초청은 받으셨지만, 기득권 내려놓지 않고 싸우는 이 통합판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으신 것 같고. 또 동시에 지금 신당을 창당하는 중인데 무소속 출마하겠다. 이건 무슨 말씀이세요?
◆ 이정현> 제가 36년 정치를 했고 3선 국회의원이고 또 제가 당 대표를 하다 중간에 물러난 사람입니다. 새로운 정치 세력이 형성된다고 한다면, 제가 거기 들어가야 된다면 거기가 새로운 정치 세력이 되겠습니까?
저는 정말 앞으로 10년 뒤에 우리 정치 때문에 나라가 어려워지겠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어야 되겠다 하는데 나는 거기 들어가지 않겠다. 그런데 그러면 정치를 포기하지, 출마를 하지 말지 또 나간다는 소리는 무슨 소리냐? 이렇게 하실 분들 계실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아예 불출마를 선언하시지 그러십니까?
◆ 이정현> 저는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반드시 선거로 정치하는 겁니다. 평생 저는 정치를 해 왔고 정치가 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저는 선거로 정치를 하겠는데 양심상 기존 새로 만든 말하자면 새 정치 세력으로 출마를 할 양심은 없습니다.
그 대신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모든 게 엄청 불리하겠죠. 더더구나 제가 두 번이나 당선됐던 순천을 놔두고 서울로 출마를 한다고 결심을 했기 때문에. 저는 서울에서 출마를 하되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가장 어려운 여건과 조건 하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유권자와 대화하고 유권자에게 묻겠습니다. 그래서 “너 안 돼. 쉬어”라고 하시면 깨끗이 쉬겠습니다. 쉬는 것이 아니라 깨끗이 떠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서울에서도 이른바 민주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어려운 곳으로 가시는 거예요?
◆ 이정현> 저는요. 지금 상대방들이 세팅이 안 됐기 때문에 제가 어디로 간다. 이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분명히 두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가장 사람들이 봤을 때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곳을 선택할 겁니다. 지역도 어렵고 또 상대도 가장 어렵고 이 정부를 심판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 가장 상징적인 지역. 그쪽을 선택을 해서 나가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한번 입장을 얘기를 하고, 심판을 받고 싶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정현 의원 고맙습니다.
◆ 이정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무소속입니다. 순천의 이정현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