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13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정관용> 며칠 전 9살 아이가 한 아파트 베란다 찬물 욕조에 1시간 넘게 앉아 있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이런 사건이 있었죠. 이렇게 아이를 학대한 그 계모, 어제 구속됐는데 계속 반복되는 아동학대 범죄입니다. 특히나 이 아이는 학대 때문에 다른 시설에서 즉 부모와 헤어져서 살다가 2번이나 그러다가 다시 또 합쳤다고 그래요. 이 과정도 참 석연치 않고요.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추운 날씨에 그것도 차가운 바깥쪽 베란다 욕조에 물에다 아이를 그냥 앉혀놨다는 거예요?
◆ 이수정> 이 아이는 이제 발달장애가 있어서 좀 언어장애죠. 그래서 아무래도 의사소통에 좀 문제가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 계모였습니다. 계모가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 이러면서 아이를 훈육한다는 미명 아래 이제 베란다에 있던 욕조에 들어가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요즘 온도가 다 영하로 떨어지는데 욕조에 찬물에 들어가서 1시간 넘게 벌을 줬다라는 건데. 지금 그렇게 되면 사실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을 수가 있습니다. 아마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성인 같으면 아마 아이가 큰일이 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 걸로 보이는데요. 결국에는 1시간 이후 아이가 의식이 없자 119에 전화를 해서 이제 병원으로 옮기긴 했으나 결국은 사망을 한 그런 사건입니다.
◇ 정관용> 참... 게다가 제가 좀 아까 얘기했습니다마는 이 아이는 바로 이 계모로부터의 학대 등등 때문에 2차례나 보호시설에 있었던 경우가 있다고요?
◆ 이수정> 2016년도에 학대 신고가 2차례 연달아 있었던 걸로 보이고요. 아마 처음부터 분리조치가 된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결국 재차 학대 신고가 되자 이제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내릴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분리조치가 돼서 아이가 아동보호시설로 가기는 갔는데 문제는 아동보호시설로 가고 이제 그 사법절차는 그냥 끝이 납니다마는 문제는 결국 일정 기간 후에는 친권을 가진 자가 와서 애를 돌려달라고 해서 이 아이들이 결국은 아동보호시설에 계속 있지 못한 채 친권자에게 다시 돌아가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고 그래서 작년에도 아이가 하나 사망했고요, 이번에도 재차 학대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이 되겠습니다.
◇ 정관용> 보호시설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도 법원의 명령 같은 게 필요한 거 아니에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법원이 명령을 해서 보호시설에 가 있는 아이를 부모가 가서 이제는 내가 집에 데려가겠습니다 그러면 도로 돌려줘야 돼요?
◆ 이수정> 그런데 그게 외국 같으면 아동보호,피해아동 보호 명령이 부정기형으로 보통 많이 주거든요. 그래서 부모들이 학대를 앞으로도 내내 할 것인지 안 할 건지 이런 것들을 법원에서 심사를 해서 그래서 아이를 돌려달라는 그 요청을 법원에서 그러면 학대 가능성이 없으니 돌려줘도 된다, 이런 종류의 어떤 재판의 절차라는 게 있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피해아동 보호명령을 내리면 일단은 1년을 아동보호시설에 있을 수 있게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는 법원이 개입하는 게 아니라 아동보호 전문기관 또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이제 1년이 끝나면 추가로 더 필요하다라고 생각이 되면 3개월씩 더 연장을 해서 최대 4년 정도까지 할 수가 있게 되어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제 친권자가 일정한 기간 초과되면 이제 아이를 돌려달라. 왜냐하면 요즘은 수당도 나오고 이러기 때문에 사실은 아이들을 또 데리고 가려는 부모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 이번 건도 아이를 도로 데리고 오기에 누구도 중단을 시킬 수 없는. 왜냐하면 어차피 법원이 개입을 안 하다 보니까 지금 이 민간기관, 예컨대 아동보호시설이나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강제력이 없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이수정> 그래서 돌려준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보호시설에 이게 가도록 법원의 명령까지 받은 정도 상황이면 그 부모가 와서 다시 돌려달라 해서 돌려줬더라도 다시 학대가 재발되는지 안 되는지 좀 감시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요?
◆ 이수정> 그런 부분이 우리나라는 잘 감시가 안 되고 있고요. 지금 이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이 있는데 아동복지법에 의해서 아동학대가 보건복지부 사안으로 이제 관리가 되는데요. 재학대가 되는 경우가 꽤 많이 있는데 문제는 그런 경우에도 원가정 복지를 원칙으로 하다 보니까 10명 중에 7명 정도가 아이가 다시 돌아간다는 겁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10명 중에 7명은 돌아가고 그러면 또 재학대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고 이거로군요.
◆ 이수정> 그러다 보니 2018년도에 재학대 피해 아동이 2195명, 예컨대 지금 이 아이처럼 아주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을 꽤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가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럼 교수님 생각하실 때는 어떻습니까, 이렇게 돌려보내지 말아야 되나요?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까요?
◆ 이수정> 그러니까 돌려보내느냐 마느냐를 민간에 맡겨놔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이 되고요. 민간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학대 행위자가 와서 시비를 걸거나 이렇게 되면 사실 법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위자의 난동을 막을 길이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떤 아이들을 돌려줘야 되냐 말아야 되냐, 결국은 가해자들에게 그런 의사결정은 사실은 사법기관에서 해야 되는 거고요. 그러려면 여러 번 말씀을 드렸지만 외국처럼 사법절차가 개입되도록 더 많이 개입을 해야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년에 아동학대 사건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한 3만 건 정도 신고가 되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으로 결국은 관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법기관이 아니죠. 그중에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를 하는 사건은 기껏 해야 한 3~4000건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그런 사각지대라는 게 존재합니다. 이번에도 아이를 피해아동 보호 명령을 법원에서는 선고를 했으나 문제는 1년만 지나면 결국은 다 돌려주게 돼 있는 제도 때문에 결국 돌아가서 사망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제도를 민간기관에다 맡겨놔서는 안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법 절차가 어떻게든 그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을 해서 강제권을 가진 법원이 브레이크를 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되는데 이게 사실은 이제 개정이 돼야 되는데 잘 안 되고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발생하는 게 문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동학대 의심신고 접수부터 바로 사법기관이 개입해야 한다?
◆ 이수정> 외국의 경우에는 그렇게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수정> 그런데 이제 아동학대를 범죄로 여기지 않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상 예를 들자면 아이를 때리지 않고 찬물에 들어가게 할 정도만 해놨다. 그거를 신체적 폭행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게 이제 사건이 처리가 안 되는 거죠. 그냥 경찰은 경고만 하고 그러면 민간기관으로 넘어갑니다.
◇ 정관용> 아동학대 범죄자들에 대한 형량은 많이 높여지지 않았나요?
◆ 이수정>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형사사건으로 처리된 아동학대 사건을 추적 조사한 적이 있는데요. 결국에는 항소심까지 포함해서 집행유예로 결국 가해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대부분 보호 처분되는 대다가 구속이 돼도 집행유예가 되는 사건들이 50% 정도 되거든요, 결국 다 돌아가는 겁니다.
◇ 정관용> 집행유예로 가해자가 집에 가면 그 아이랑 다시 또 한집에 살아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래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우선 형량도 높여야 되고 신고 단계, 초기 단계부터 사법절차가 개입해야 되는 제도적 법 개선이 필요하겠군요.
◆ 이수정> 그리고 보호사건으로 처리를 자동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일부는 가능하다면 형사사건으로 처리를 해서 형사사건으로 처리하면 형사법원이 전문성이 없는 법원들이 있을 수 있어요, 아동학대 사건에.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외국처럼 이 아동학대의 전담법원 같은 걸 둬서 그런 데서 보호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도 함께 할 수 있게 해야 재판부가 뭔가 좀 여러 가지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끔찍한 일이 터질 때마다 제가 사실 교수님하고 이런 얘기했던 것 같은데.
◆ 이수정> 맞습니다.
◇ 정관용> 안 되네요, 안 돼요. 참.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정관용>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