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자수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명예의 배지'라고 발언해 소독약 인체투여 발언에 이어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검사를 많이 했기 때문이며, 자신은 그걸 '명예의 배지(badge of honor)'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1천4백만건의 검사를 시행했고, 이렇게 많이 한다면 더 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염사례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했는데, "그건 검사가 더 좋았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들 중 많은 사람은 아프지 않지만 그들은 여전히 감염사례로 기록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미국은 대부분의 국가보다 발병사례의 수치가 훨씬 더 크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검사(testing)를 많이 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많았고 그래서 미국의 테스트 시스템은 훈장을 줄 만큼 명예롭다는 자화자찬인 셈인데,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1위는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이날 각각 152만명, 9만1천명으로 전세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결과는 코로나19 초기대응에 실패해 대량의 확진자가 양산됐고 선진국 답지 않은 의료시스템 때문에 환자에게 제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수의 사망자를 기록했다고 보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시(戰時)가 아닌데도 10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냈다는 건 국가적인 수치이지 명예가 아니다.
트럼프의 자화자찬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민주당은 감염 건수가 많은 것은 "리더십의 완전한 실패"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태 초기 검사를 더디게 했고 이것이 코로나19 확산을 가속한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고 더힐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남미에 대한 여행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미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이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브라질은 세계 3위의 확진자 수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