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든 산초. (사진=연합뉴스)
1일 열린 2019-20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파더보른전.
도르트문트가 1대0으로 앞선 후반 13분 제이든 산초(영국)가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산초의 이너웨어에는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George Floyd)'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주심은 산초에게 경고를 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유니폼 상의 탈의 및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초가 경고를 감안하고 세리머니를 펼친 이유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 사건 때문이다. 5월2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사망했다. 미국 전역에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프로스포츠 스타들도 인종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산초는 경기 후 트위터를 통해 "프로 첫 해트트릭"이라면서 "세상에는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슬프고, 달콤한 순간이다. 우리는 하나로 뭉쳐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도르트문트의 네 번째 골을 넣은 아치라프 하키미(스페인)도 상의를 들어올려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마르쿠스 튀랑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처럼 유럽 축구에서도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마르쿠스 튀랑(프랑스)은 우니온 베를린전에서 골을 기록한 뒤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미국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에 항의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콜린 캐퍼닉이 지난 2016년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국가 연주 때 선보인 동작이다.
튀랑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뒤 "함께 나아가야 한다. 함께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묀헨글라드바흐도 구단 SNS에 튀랑의 사진과 함께 "설명이 필요 없다"고 힘을 실었다.
튀랑은 프랑스 축구 전설 릴리앙 튀랑의 아들이다. 아버지 튀랑은 인종 차별 반대 운동가, 또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일하고 있다.
앞서 샬케04의 웨스턴 맥케니(미국)는 베르더 브레멘전에 '조지를 위한 정의'라는 글이 쓰여진 밴드를 왼팔에 착용하고 뛰었다. 맥케니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우리는 신념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리그가 조기 종료된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도 트위터에 '조지를 위한 정의'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