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KBO 리그 최단신에도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삼성 내야수 김지찬.(사진=삼성)
프로야구 삼성 신인 내야수 김지찬(19)은 KBO 리그 최단신이다. 163cm로 거구의 대명사 롯데 이대호(38)와는 30cm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김지찬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올해 2차 2라운드(15순위)로 입단한 김지찬은 17일까지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33경기 출전해 타율 2할9푼5리(44타수 13안타) 9득점 4타점 2도루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이 그랬다. 김지찬은 1 대 3으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섰다. 승부처에서 삼성 벤치가 선택한 카드였다.
상대 투수는 두산 외국인 에이스이자 다승 1위(6승)를 달리던 라울 알칸타라. 이날 알칸타라는 193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구속 158km의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었다.
하지만 김지찬은 침착하게 알칸타라의 속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인 천금의 동점타였다.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린 모양새. 결국 삼성은 8회 결승점을 뽑아내며 4 대 3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후 삼성 허삼영 감독은 "김지찬은 확률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팀에서 가장 짧은 스윙을 하는 타자고 상대가 변화구보다는 속구로 승부할 것이라고 생각해 택했다"고 밝혔다. 김지찬의 맞추는 능력을 믿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낸 것이다.
김지찬은 "코치님이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셨다"면서 "만루에서 대타로 나갔는데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만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공을 치는 순간 잡히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빠졌다"고 겸손하게 웃었다.
체구는 작지만 당당하다. 김지찬은 "알칸타라도 30cm가 크고 리그에 덩치 큰 선수들이 많은데 위축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항상 자신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68cm에도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메이저리그에 있다면 KBO 리그에는 김지찬이 내일의 알투베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