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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 우승' 유소연 "상금 2억5천만원 모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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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자오픈 우승' 유소연 "상금 2억5천만원 모두 기부"

    • 2020-06-21 17:30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6번째 내셔널타이틀 따고 싶어"

    (사진=연합뉴스)

     


    '기부 천사' 유소연(30)이 한국여자오픈 우승 상금 전액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기부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천92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어젯밤에 '우승하면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기도했었다"며 이러한 뜻을 밝혔다.

    국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의 우승 상금은 2억5천만원이다.

    유소연은 "2라운드부터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많이 떨렸다. 오랜만의 우승이라 많이 떨려서 뭔가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을 목표로 하니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지금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들은 보너스 같은 대회들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분이 노력해 만들어주신 대회이기 때문"이라며 상금을 코로나19 관련 기금으로 기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유소연은 기부 결심은 혼자 생각한 것이라며 "시상식 후 어머니께 '상금은 기부한다고 발표할 테니 놀라지 마시라'고 했다. 어머니도 흔쾌히 기뻐하셨다"며 웃었다.

    유소연은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 상금을 기부금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공동 2위 상금(9만49달러)의 절반은 호주 산불 구호 기금으로 전달했고, 이어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상금도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 5월 박인비(32)와 함께 출전한 골프존 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 행사의 상금도 코로나19 돕기 성금에 보탰다.

    유소연은 욕심을 버리고 대회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호주 대회 출전 이후 약 4개월을 쉬다가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유소연은 프로 전향 첫해인 2008년 이 대회에서 천둥·번개·비 등 악조건에서 신지애(32)와 연장 3차전까지 벌이다가 준우승에 머문 아픈 기억을 이번 우승으로 털어냈다.

    유소연은 "KLPGA 투어에서 가장 아쉬운 대회였다. 올해가 5번째 한국여자오픈 우승 도전이었는데, 그때 우승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는 우승해서 불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또 이번 우승으로 지난 2월 LPGA 투어 빅 오픈 연장 패배의 아쉬움도 덜어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유소연은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수확하게 됐다. 유소연은 2009년 오리엔트 중국여자오픈과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에서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다.

    그는 "일본오픈 우승 뒤 한국여자오픈 우승이 더 하고 싶어졌었다. 작년에는 US여자오픈과 일정이 맞물려서 못 나왔는데, 드디어 내셔널 타이틀에서 우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다음에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영국의 내셔널 타이틀도 따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히면서 "확실히 사람은 욕심이 많은 동물"이라며 웃었다.

    유소연은 우승 없이 보낸 2019년을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2018년 6월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과 9월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10월 단체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의 우승을 합작 이후 1년 이상 우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유소연은 "볼 컨트롤이 안 됐고, 거리도 많이 줄었다. 멀리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스윙 템포도 깨졌다. 공을 어떻게 치느냐가 아닌 어떻게 실수를 안 할지를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2020년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골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흘러가는 대로 하기로 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체력 훈련과 취미 생활 등 골프에 필요한 생각만 했다. 다행히 2월에 좋은 성적이 나왔고, 그것을 계기로 오늘 우승했다"며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골프선수들이 모인 단체 문자방에서 박인비 등 언니들이 '다 해본 일이니, 오늘도 기분 좋은 긴장감을 즐기고 오라'고 조언해줬다. 오늘을 즐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 언니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골프를 연계로 다양한 활동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포츠 마케팅, 골프 의류에 관심이 많았는데, 골프가 재밌어진 이후로는 골프만 하려고 했다. 요즘에는 한국인 골퍼로서 한국 골프 산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유명하지는 않아도 골프 관광이 발전된 아일랜드처럼, 우리나라도 좋은 선수들과 골프장, 식당 등을 잘 활용한 골프 투어를 만들면 우리나라를 좋게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코스 디자인에도 관심 있다"며 향후 자신의 인생 계획을 귀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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