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미국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무더기로 해킹 당하는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해킹 사건의 피해를 모면했지만 국가원수의 정보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트윗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통수단에 변화가 생길 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사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킹 사건 당시 그의 계정은 안전한 상태였으며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해킹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할 당시 디지털 전략 담당 선임 보좌관은 대통령의 계정이 안전한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트위터측에 문의해 안전한 상태를 확인받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 정보기관 고위관계자도 대통령의 계정은 특별한 보안장치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이날은 잠잠하고, 대신 페이스북에 경찰조직협회에 대한 지지표명, 매커내니 대변인의 브리핑 안내 글 등을 올린 것을 놓고 주요 소통수단을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바꾸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던 것.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히긴 했지만 사용빈도 등 소통방식에 일정한 변화가 일어날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미 FBI가 트위터 해킹사건 수사 착수
이번 트위터 해킹사건은 피해 범위가 광범위하고 거물급 인사들이 주요 피해자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직접 수사를 이끌고 있다.
로이터는 FBI가 저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을 장악해 비트코인을 가로채는 사기극을 벌인 해커들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에 가상화폐 거래가 관련돼 있는 만큼 미 뉴욕주 금융서비스국도 해킹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대량 해킹이 단순한 사기를 넘어 국가안보나 정치 교란을 겨냥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이번 모의는 금전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악당들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상상해보라"면서 해커들이 권위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이용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허위정보를 퍼트리고 주식 시장을 교란하며 미국의 국제관계를 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의원은 미 대선일 하루 전인 11월 2일 트위터에서 비슷한 해킹 사건이 발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트위터 운영에 대한 신뢰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