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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다' 이초희, "얼굴 신경 無…연기만 집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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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다다' 이초희, "얼굴 신경 無…연기만 집중할래요"

    [노컷 인터뷰]'한다다' 막내딸 송다희 역 이초희 종영 인터뷰
    KBS 주말드라마 속 재발견…송다희 넘어 이초희까지 '각인'
    "가장 뜻깊은 작품일 뿐만 아니라 많은 배움과 좋은 자양분"
    "나도 자존감 낮고 부족하지만…스스로 의심돼도 계속해야"
    "워낙 생각 많은 스타일이지만 과거에 머물지는 않을 것"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초희. (사진=굳피플 제공) 확대이미지

     

    그야말로 주말드라마 속 빛나는 '재발견'이다.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의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 역을 맡은 배우 이초희는 벌써 데뷔 12년 차인 굵직한 경력을 가진 배우다. 그가 송다희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을 쓰고, 똑부러지게 자기 의견을 전하는 연기만 봐도 그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이초희에게 이렇게 온전히, 뜨거운 대중의 사랑을 가져다 준 작품은 '한다다'가 처음이다. 어찌 보면 사남매 중 가장 평범한 송다희를 이초희는 배우로서 다면화하는데 성공했다. 열렬한 반응이 따라오는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일을 잘하는 게 매력'이라는 이초희의 말처럼 애초부터 그에겐 캐릭터 매력을 끝까지 이끌어 낼 역량이 있었던 것이다.

    이초희의 연기 속에서 송다희는 도저히 앞이 안 보이는 이 시대 청년이었다가, 세상에 다시 없을 가족의 아픈 손가락이었다가,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강한 내면을 가진 존재로 그려졌다. 비록 그 중심은 로맨스에 있었을지라도 그 로맨스조차 '송다희답게' 전개해나갔다.

    100회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친 이초희와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글에도 벅차고 감격스러운 심경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러나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는 송다희처럼 곧은 심지가 엿보였다. 스스로 '생각이 많다'는 이초희. '한다다'를 통해 많이 본 것 같은데도 아직 우린 그 매력의 절반도 못 본 것은 아닐까.

    다음은 이초희와 CBS노컷뉴스가 나눈 일문일답.

    ▷ 작품을 끝낸 소감은?

    =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가장 뜻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이걸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긴 대장정이어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긴 한데 정신적으로는 많은 걸 채웠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한 제작진 분들, 함께 연기한 선생님, 선배님, 언니 오빠, 선후배 모든 배우들께 정말 감사하다. 우리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행복했다는 시청자들의 말씀을 들었다. 우리 작품을 아끼고 시청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 정말 오랜 시간 송다희로 지내왔다. 이제 드라마를 마치며 다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 다희의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고 사랑을 느꼈다. 다희에게 모든 것이 고맙다. 내가 다희일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다희를 조금 더 다희답게 잘 표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내가 공부할 몫으로 남겨두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캐릭터는 몰라도 다희에겐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를 위해 내가 최선을 다했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다희가 꼭 행복하게 잘 살았음 좋겠다.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초희. (사진=굳피플 제공) 확대이미지

     

    ▷ 자칫 잘못하면 민폐 캐릭터로 보일 위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유내강'한 송다희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고 많은 공감을 얻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맞다, 다희는 외유내강이다.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줄타기를 잘할 수 있는 상태, 너무 유약하지도 너무 강하지도 않은 상태로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일단 악의 없는 사랑스러움과 다정함을 기본으로 깔았다. 그게 내 1번이었다. 사돈 집에 난입하는 등 민폐스러운 장면이 나온다고 했을 때는 아예 피드백을 보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다. 다희가 그런 행동을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거고, 다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만 생각했다. 지금 당장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다희의 마음만, 그 감정만 최우선에 두고 연기했다.

    ▷ 필모그래피 중 가장 뜨겁고 폭넓게 대중에게 사랑 받았기에 배우 이초희에게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가진 의미는 아무래도 남다를 것 같다.

    = 제 필모그래피 중에 어느 하나 제대로 꼽지 못했는데 이번 작품은 저한테 가장 뜻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 긴 호흡을 하면서 다사다난했다. 코로나에 장마에 태풍에 폭우에 날씨가 참 오락가락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야외 촬영을 하지 못해 울산까지 가서 찍었다. 촬영 환경이 좋지 않았는데 우리 드라마는 사고 한 번 없이 무탈하게 촬영을 했다.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대선생님들과 경력 많은 언니 오빠들, 그리고 상이도 배울 점들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제가 배움을 과식한 느낌이다. 지금은 있는 대로 흡수한 느낌이어서 배운 것을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

    ▷ 남들과 비교해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 자신, 꿈을 이루기 어려운 현실. 송다희 캐릭터는 어찌 보면 다수의 청춘들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용기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또는 그러고 싶은 수많은 송다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재석이가 다희에게 해준 말 'Just be myself'라는 말을 나도 해주고 싶다. 왜 본인을 깎아내리냐고, 자신답게 살라고,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청춘들과 똑같이 자존감이 낮고, 부족하다. 저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 힘이 된다. 스스로 의심하지 말고 의심되더라도 계속 했으면 좋겠다. 다희도 아동심리 선생님이 됐으니까.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초희. (사진=굳피플 제공) 확대이미지

     

    ▷ 오래 함께 작업을 하다보면 배우들이 모두 절친해졌을 것 같다. 특히 송가네 남매들의 호흡이 실제 남매처럼 허물없이 다가왔다. 실제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어땠나.

    =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고,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모든 배우가 한 대기실을 쓰니까 함께 붙어 있다 보면 친해질 수밖에 없다. 점심, 저녁, 간식까지 함께 사다 먹고 이런 저런 수다를 떤다. 또 단톡방에서도 수다를 떤다. 매주 다같이 만나야 하고 정말 가족 같아지고, 보고 싶어진다. 다른 작품 할 때와 전혀 다른 이상한 루틴 같은 게 생겼다. 목요일마다 세트 촬영을 하는데 한 번 안한 적이 있었는데 목요일이 아닌 것 같고 하루가 이상했다.

    맨날 신고 다니는 크록스 신발도 '나한테 작은데 신어볼래?'라면서 차화연 선생님이 주신 거다. (오윤아·이민정) 언니들은 내가 막내 캐릭터라 그런가 '다해줄게'하면서 정말 다해줬다. 언니 둘 다 성격이 정말 좋다. 옷도, 신발도, 밥도 사주면서 살갑게 챙겨줬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이상이 배우와의 로맨스가 돋보였다. 두 사람이 '다재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는데 파트너로 긴 호흡을 맞춘 소감이 궁금하다.

    = 내가 정말 파트너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상이는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본다. 서로 약속을 하고 연기를 하지 않아도 리허설을 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받아주는 게 가능했다. 한번도 충돌이 없었고, 실제로 상이 성격이 유쾌하고 능글 맞기도 하다. 현장의 귀염둥이 같은 스타일이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상이가 제 텐션이 올라가게끔 옆에서 재밌게 해준다던가.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되게 이끌어줬던 것 같다.

    정말 감사하고, 만약 연기 호흡에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12만점이다. 상이는 잘 생겼고 성실하고 연기 외적으로도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게끔 신경 써서 잘 살펴준다. 그리고 배우는 연기 잘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상이는 자기 일 잘하니까 그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현장에서 우연히 커플룩을 두 번인가 겹쳐 입었는데 각자 입은 거라고 해도 스태프 분들이 믿어주질 않더라.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다른 작품으로 다시 만나도 좋을 것 같다.

    ▷ 보통 인상적인 캐릭터로 알려지게 되면 그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계속 유사한 캐릭터가 들어오거나 한다.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 부탁드린다.

    = 우려가 있었다. 근데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시청자들에게 나는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다. 관계자 분들이 우려해주시는 건 그 분들에게는 내가 익숙하다는 거니까 좋게 받아들일 거고 시청자들께 낯선 얼굴이라는 것 또한 좋게 받아들일 거다. 지금은 우려하지 않는다. 날 알고 있는 분보다 처음 봤다는 분도 많을 거다.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가네 막내딸 송다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초희. (사진=굳피플 제공) 확대이미지

     

    ▷ 연기 생활에 있어 다희처럼 뜻대로 되지 않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도 있었을 것 같다. 만약 그런 시기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해서 지금의 이초희가 될 수 있었을까.

    = 누구나 그렇듯 고비가 있었다. 고비를 무사히 넘김과 동시에 발전의 계기가 된 것은 오랜 휴식기를 가졌을 때였다. 그래서 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캐릭터의 삶은 깊게 이해하려 하면서 정작 이초희의 삶은 바쁘다는 핑계로 깊게 들여다보질 못했다. 처음엔 자기 연민과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분노, 슬픔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감정들이 해결이 되고 나니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었다. 그 감정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니 탈이 났던 것 같다. 배우 이초희 말고 사람 이초희를 재정비하며 넘어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이초희의 내면이 여유롭고 평화로우면 그게 연기에도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비를 넘기며 동시에 성장했다고 표현했다. 그렇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고 생각이 워낙 많은 편이라 앞으로도 계속 고비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래도 내가 지난 번과 같은 지점에 머물러 있진 않아'가 되길 바라고 있다.

    ▷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또 30대 초입에 들어선 이초희가 꿈꾸는 배우로서의 행보도 궁금하다.

    = 감정을 쓰는 노동이기 때문에 직업으로만 대하면 버티기 힘든 일이다. 변함 없이 항상 연기가 가장 좋아서 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팬들 덕분이다. 진짜 힘들고 너무 포기하고 싶을 때 팬들과 함께 가족, 주변 친구들의 응원이 있었다. 무조건적인 응원이다. 내가 보잘 것 없는 것 같을 때 멈추지 않고 계속 누군가의 응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인지가 되면 큰 힘이 된다.

    '한다다'도 다음 작품을 위한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내가 늘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 어떤 작품을 하든 역할이 크든 작든 항상 치열하게 고민하고, 얼굴 신경 안쓰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한가지 꿈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내가 하고 싶은 작품들로만 필모그래피가 채워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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