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인상 논란에 휩싸인 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판공비 인상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일어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체육시민단체인 사람과 운동(대표 박지훈 변호사)은 15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전 회장과 선수협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을 했다고 밝혔다.
사람과 운동은 "이대호 전 선수협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보수 또는 판공비 명목으로 연 6천만원, 합계 약 1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선수협 정관은 임원에 대해 보수 또는 판공비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오동현 고문 변호사의 알선으로 이대호 전 회장이 직접 임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현 전 사무총장에게는 업무상 배임죄와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형사고발 이유를 밝혔다.
김태현 전 사무총장이 오동현 고문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에 8800만원(부가세 포함)의 금액을 지불하고 회계감사를 의뢰했는데 선수협의 총 자산규모는 1억9천만원, 연 수익 20억원 수준으로 업계에서 통용되는 회계감사 비용은 300~40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사람과 운동은 김태현 전 사무총장이 매월 250만원씩 합계 약 3000만원의 현금을 판공비 명목으로 근거없이 받아갔기 때문에 업무상 횡령죄 역시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호 전 회장은 자신의 선출이 유력했던 2019년 회장 투표를 앞두고 회장직 판공비를 2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리자고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려져 '셀프 인상' 논란에 휩싸였다.
또 판공비를 법인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받아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사용했다.
이에 이대호 전 회장은 "처음에 나는 회장 후보가 아니었다. 선수 수백명이 투표하기 때문에 내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며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그 선수가 회장으로서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다. 내 이익만을 위해 인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판공비 현금 지급에 대해서는 일종의 관행이었다며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협 관련 판공비 논란이 알려지면서 이대호 전 회장과 김태현 전 사무총장은 최근 나란히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