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에 불법 베팅한 두산 투수 정현욱. 두산 홈페이지
또 다시 터진 프로야구 불법 도박 사건. 앞서 숱한 징계 사례가 있었고 철저히 교육도 시켰지만 여전히 잘못된 선택을 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14일 "이날 투수 정현욱이 서울 송파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면서 "구단 관계자도 동행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전날 정현욱이 스포츠토토에 베팅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자격 정지 선수 지정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두산은 사행성 사이트에 접속한 포수 권기영에 대해서도 같은 사안을 KBO에 요청했다. 다만 권기영은 아직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아직 1군 출전 기록은 없다.
이들의 일탈은 두산이 정현욱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두산은 전날 "최근 개인적 채무 문제가 불거진 정현욱과 면담하면서 스포츠토토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선수단 전체 전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권기영의 부적절한 사행성 사이트 접속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현역 선수는 베팅을 할 수 없다. 제30조(체육진흥투표권의 구매 제한 등)는 '체육진흥투표권 발생 대상 운동 경기의 선수, 감독·코치는 물론 경기 단체 임직원의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정했다.
승부 조작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현욱은 승부 조작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베팅한 것만으로도 징계 사유가 된다. 사행성 사이트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권기영의 접속도 문제가 있다.
불법 사행성 사이트에 접속한 두산 포수 권기영. 두산
프로야구는 그동안 승부 조작과 도박으로 홍역을 치렀다. 2012년 박현준, 김성현에 이어 2017년 이태양이 승부 조작으로 영구 제명된 바 있다. 오승환(삼성), 임창용, 안지만(이상 은퇴) 등도 해외 도박으로 징계를 받았다. 안지만은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에 돈을 보태 삼성에서 계약 해지를 당하기도 했다.
정현욱, 권기영 등은 경찰 조사에 따른 처벌과 함께 KBO의 징계도 받을 전망이다. KBO 야구규약 제148조 6항은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 및 이용행위 등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 또는 제한되는 행위를 하면 KBO 총재는 부정행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KBO 리그 선수들의 서약서에는 '서약자가 이를 위배할 경우 자체 상벌규정 및 국민체육진흥법, 형법 등 제반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 및 민·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또 KBO 규정에는 도박을 한 선수는 1회 위반시 출장 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20시간의 처벌을 받는다.
일단 KBO는 두 선수의 선수 자격을 정지하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