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장민재가 스프링캠프 첫날인 1일 실내 웨이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거제=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우완 장민재(31)는 스프링캠프 첫날 인터뷰에서 책임감을 언급했다. 어느덧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고참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이다.
장민재는 1일 한화의 2021년 스프링캠프지인 경남 한화 벨버디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화에서 그래도 오래 뛴 고참이라 어린 선수들을 끌어야 하고 나도 성적 내야 해서 책임감이 엄청 커졌다"고 밝혔다. 장민재는 투수진 중 정우람(36), 장시환(34), 신정락(34), 임준섭(32) 등에 이어 5번째 고참이다.
상황이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는 지난 시즌 뒤 투수 윤규진, 안영명, 김경태, 이현호와 포수 김창혁, 내야수 송광민, 김회성, 박재경을 비롯해 외야수 이용규, 최진행, 정문근 등 11명을 방출했다. 김태균(39)은 은퇴를 선택했다. 30대 중후반 선수들을 대거 정리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장민재가 어느새 중간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정우람, 장시환, 신정락, 임준섭 등은 모두 한화로 이적해왔지만 장민재는 2009년에 입단한 터줏대감이다.
이런 상황을 본인도 알고 있다. 장민재는 "형들이 팀을 떠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면서 "예전에는 위에 형들이 있어서 따라가고 기대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솔선수범, 본인이 먼저 잘 해야 한다. 장민재로서는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해야 후배들에게 할 말이 생긴다.
장민재가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2019년 당시 경기 모습. 사진=한화
지난해 장민재는 24경기 등판해 2승 7패에 머물렀다. 2019년 풀타임 선발로 뛴 장민재는 26경기 120이닝 가까이 소화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인 6승(8패)를 거뒀지만 지난해는 6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다. 장민재는 "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보직이 정해질 텐데 개인적으로는 선발 욕심이 많다"면서 "풀타임 선발 경험도 있고 준비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를 위해 장민재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한화 선배였던 메이저리거 류현진(33·토론토)과 제주도에서 훈련을 함께 소화했다. 장민재는 "현진이 형이 기술적 문제보다는 디테일한 부분, 순간순간 어떤 상황에서 이렇게 던져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면서 "또 트레이닝 쪽에 신경을 썼는데 코어 운동, 러닝에 많이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올해 개인적 목표를 묻자 장민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개인 성적은 잘 하면 따라오고 팀 성적이 따라와야 빛을 본다"면서 장민재는 "내 개인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심정으로 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고참 독수리가 된 장민재가 두 마리 토끼를 낚아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