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부상으로 3주간 결장하는 KB손해보험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
10년 만에 V-리그 봄 배구를 꿈꾸던 KB손해보험이 위기를 맞았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남자부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 대 3(19-25, 14-25, 17-25)으로 완패했다.
선두 대한항공과 2위 KB손해보험의 대결인 만큼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하지만 주포이자 팀의 에이스 케이타(20)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하자 팀이 와르르 무너졌다. KB손해보험은 이날 20점 이상 따라붙은 세트가 없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케이타가 없으니 세터 황택의의 토스도 흔들렸다. 조급하게 공을 올리다 보니 공격수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체공력과 점프력, 탄력까지 좋은 케이타라면 처리 가능한 공이었지만 다른 선수들은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토종 공격수 김정호도 7득점에 그쳤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케이타의 활약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케이타의 득점력은 놀랍다. 26경기에서 890득점. 경기당 약 34득점을 기록한 셈이다. 득점 부문 2위 우리카드 알렉스(659득점)와도 200점 이상 차이가 난다. 해당 부문 순위권 선수들이 600~500점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케이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지난 3일 대한항공전에서 케이타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KB손해보험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대로 말하면 케이타가 빠지면 KB손해보험에서 득점을 낼 선수가 없다는 것이 된다. 김정호(364득점)가 득점 부문 11위로 활약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케이타가 있을 때 기록한 성적이다.
케이타가 없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케이타는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약 3주간 코트에 설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번 시즌 남자부 봄 배구 싸움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선두 대한항공(승점53)부터 KB손해보험(승점47), OK금융그룹(승점46), 우리카드(승점42), 한국전력(승점39)까지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고 싸우고 있다. 사실상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모두 안심할 수 없다.
1위를 노렸던 KB손해보험은 케이타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다음 시험대는 7일 한국전력전이다. 한국전력은 서브 득점 1위 러셀이 버티고 있다.
10일 리그 최하위 삼성화재전 이후에는 17일 우리카드, 21일 OK금융그룹이 기다리고 있다. 만약 그때까지 회복되지 않는다면 24일 대한항공까지 상대해야 한다.
케이타가 없이 치를 경기에 KB손해보험의 봄 배구 행방이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