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포워드 송교창(오른쪽)이 8일 삼성과 원정에서 테리코 화이트의 수비를 넘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KBL
프로농구 전주 KCC 포워드 송교창(25·198cm)은 올 시즌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로 거론된다. 고졸 선수 최초의 영예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송교창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국내 선수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2위를 달린다. 평균 33분 가까이 뛰면서 15점 6.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어느덧 프로 6년차에 가장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고졸 신인으로 2015-2016시즌부터 KBL에서 뛴 송교창은 지난 시즌에도 15점 5.6리바운드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올 시즌 이를 뛰어넘을 기세다.
팀 공헌도에서도 송교창은 전체 10위, 국내 선수 중 5위를 달린다. 팀에서는 타일러 데이비스(24· 208cm)에 이어 2위다.
특히 송교창은 기록에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상대 국내 빅맨의 수비와 리바운드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데다 고비마다 어려운 슛을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끈다.
송교창은 다소 호리호리한 체구에도 자신보다 큰 장신을 맡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은 고양 오리온 이종현과 리바운드를 경합하는 모습. KBL
8일 서울 삼성과 원정에서도 송교창은 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날 송교창은 26분여를 뛰며 13점 5리바운드 2도움을 올렸다. 기록 면에서는 평범했다. 3점슛도 4개 중 1개만 넣어 시즌 평균 성공률(32%)을 밑돌았다.
하지만 영양가 만점이었다. 송교창은 팀이 역전에 성공한 4쿼터 종료 2분 6초 전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5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송교창은 왼쪽 45도 지점에서 통렬한 3점포를 꽂았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결정타였다.
이날 승리로 KCC는 팀 시즌 최장 타이인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근 두 번의 2연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도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했다. 26승 12패로 2위 울산 현대모비스(23승 15패)에 3경기 차 1위를 질주했다. 경기 후 전창진 KCC 감독은 "슈팅 밸런스가 안 맞다가 김지완이 3점슛 2개, 송교창이 1개 넣어줬다"면서 "최근 선수들이 체력과 자신감이 떨어져 걱정했는데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교창은 시즌 MVP로 거론되는 등 기량이 나아진 데 대해 "데이비스 등 센터들이 골밑에서 잘 살려줘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겸손하게 받았다. 이어 "슈팅 성공률에서 기복이 있기 때문에 시즌 뒤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석한 데이비스는 송교창에 대해 "내 마음 속에는 KBL 최우수 선수가 맞다"고 칭찬했다. 이어 "다재다능하고 득점이 필요할 때 어려운 슛도 많이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끈 때 많다"면서 "꾸준하게 하다 보면 더 좋은 성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교창은 "최근 팀이 연패를 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10개 구단 모두 힘들 시기"라면서 "라건아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는데 데이비스, 국내 선수들과 미팅해서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송교창의 고졸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