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텍사스와 일단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양현종. 오는 18일부터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 활약에 따라 빅리그 승격도 노려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양현종(33)이 드디어 미국 무대 진출을 확정했다. 일단 마이너리그 계약이지만 스프링캠프 활약에 따라 빅리그 승격도 노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구단은 13일(한국 시간) "양현종, 내야수 브록 홀트, 포수 존 힉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현종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14년 만에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로 진출하게 됐다.
양현종은 오는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시작되는 텍사스 캠프에 합류한다. 일단 빅리그 40인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초청 선수 신분이다. 이번 캠프에는 빅리그 로스터 40명과 초청 선수 31명 등 총 71명이 참가한다.
하지만 양현종이 시범 경기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빅리그 로스터에도 오를 수 있다. 텍사스 지역 매체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양현종이 빅리그 명단에 오르면 연봉 130만 달러(약 14억4000만 원)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현종은 2007년 KIA 입단 뒤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425경기 147승 95패 9홀드 평균자책점(ERA) 3.83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20승을 거두며 다승왕과 함께 리그 MVP에 올랐고, 2015년과 2019년에는 각각 ERA 2.44와 2.29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초 양현종은 2014시즌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MLB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당시 양현종의 몸값이 15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자 소속팀 KIA가 잔류시켰다.
하지만 양현종은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굳게 마음을 먹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하는 배수의 진을 친 끝에 결국 텍사스와 계약에 이르렀다.
현재 텍사스 선발진은 3명만 결정된 상황이다. 카일 깁슨,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 외 4, 5선발은 미정이다.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 모닝뉴스는 양현종이 조던 라일스, 한국계 데인 더닝, 카일 코디 등과 선발진 합류를 경쟁할 것으로 전했다. 여기에 텍사스는 6선발 체제도 염두에 두고 있어 양현종의 빅리그 선발 진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김광현(33)이 호투를 펼친 점도 양현종에게는 자극과 함께 호재가 될 전망이다. 김광현은 60경기 단축 시즌에서 3승 1세이브 ERA 1.62의 깜짝 활약을 펼치며 올해 풀 타임 선발로 인정받았다. KBO 리그에서 김광현과 비슷한 성적을 내왔던 양현종 역시 빅리그에서 통할 가능성이 적잖다.
텍사스는 앞서 박찬호(은퇴), 추신수(39)가 뛰었던 팀이라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과연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에서 살아남아 텍사스에서 뛰는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