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 사옥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앞으로 성범죄나 학교 폭력에 연루된 선수는 V-리그 참여가 배제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최근 불거진 V-리그 소속 선수의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 논란에 대해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신무철 KOVO 사무총장 주재로 연맹 임원과 상벌위원회 소속 변호사, 대한민국배구협회 관계자 등 1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약 3시간에 걸친 장시간 회의 끝에 학교 폭력 가해자의 V-리그 진입을 막고, 추후 발각 시 퇴출하기 위한 규정 신설 및 정비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초·중·고·대학생 배구선수를 대상으로 학교 폭력의 근절과 예방을 홍보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 방지를 위해 신설되는 규정 중 가장 대표적인 내용은 성범죄를 포함한 학교 폭력 연루자의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여 봉쇄다.
한국배구연맹은 최근 불거진 소속 선수의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 논란에 대해 향후 V-리그에 성범죄 및 학교 폭력 가해자의 신인 드래프트 참여를 막고 추후 해당 사실이 발각되는 경우 영구 퇴출 등 징계를 결정했다. 박종민 기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의 V-리그 입문을 1차 차단하는 과정을 거친 데 이어 참가 선수로부터 학교장의 확인을 받은 서약서를 받아 추후 범죄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리고, 출신 학교에는 지원금 회수 등 관련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징계를 위한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KOVO는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을 참조해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프로 입문 이전에 발생한 학교 폭력 사례에 대해서는 배구협회와 공동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협조를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KOVO와 배구협회는 현재 초·중·고·대학생 배구선수 및 프로선수를 대상으로 익명 신고가 가능한 '피해자 신고센터'를 설치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 보호 및 신속한 사실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유소년 선수를 대상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웹툰 및 영상 등을 제작해 홍보하고 현역 프로선수가 모교를 방문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예방 교육도 추진하기로 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학교 폭력 가해자 처벌을 위한) 규정 신설은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며 "2020~2021시즌이 끝난 뒤 열릴 이사회에서 규정 신설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필요에 따라 임시 이사회를 열어서라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