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코로나19의 여전한 확산세로 인해 10년 만의 일본과 평가전에 완전체로 나설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이번 한일전에 소집된 일부 선수에게는 벤투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0년 만에 성사된 ‘숙적’ 일본과 평가전. 완전하지 않은 만큼 누군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일본과 축구대표팀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두 나라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벤투 감독은 경기 이틀 전에 대표팀을 소집해 일본으로 떠나 A매치를 치를 예정이다. 경기 후에는 곧장 귀국해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코호트 격리하며 소집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일본 원정 명단에는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축구대표팀의 기존 주축 선수가 대거 제외됐다. 최근 몸 상태가 좋은 황의조(보르도)와 소속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합류가 무산됐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손준호(산둥 루넝) 역시 소속팀 반대로 한일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손흥민과 소속팀과 주정부가 격리 면제를 논의 중인 황희찬(라이프치히)은 일단 벤투 감독이 명단에 포함했으나 상황에 따라 합류가 무산될 수 있다.
이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얼굴이거나 그동안 벤투 감독의 시야에는 들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차지했다. 소속팀에서 맹활약 중인 이동준과 윤빛가람(이상 울산), 조영욱(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중동 무대에서 활약 중인 남태희와 정우영(이상 알 사드)도 벤투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얻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성장하는 정우영 역시 꾸준하게 벤투 감독의 관찰 대상으로 평가받았다가 이번 한일전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에 호출됐다. 베테랑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는 만큼 일본 원정 무대에 부름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A매치 성사가 힘겨운 가운데 이번 한일전은 오는 6월 국내 유치에 성공한 2022년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직접 선수의 현재 기량을 확인할 사실상의 유일한 기회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한일전과 소집에서 강렬한 인상을 줄 선수를 찾고 있다.
벤투 감독은 변화가 큰 대표팀 명단 구성에 대해 “환경적 변화나 특수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 이 명단이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런 부분을 모두 감안해서 어떤 방식이 최선의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잘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환 JTBC 해설위원도 “6월 2차 예선도 해외파의 소집 불투명하다. 벤투 감독 역시 해외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끝나기 전까지 국내파가 많은 기회를 얻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일전은 젊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한일전 활약에 따라 세대교체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