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후배를 자처한 이들로부터 과거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기성용은 무고를 주장하며 경기장 밖에서 이들과 법정 다툼을 앞둔 혼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넣으며 자신의 변함 없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내 직업은 프로축구선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기성용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에서 후반 39분에 결승골을 넣고 FC서울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근 초등학교 시절 후배를 상대로 한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며 정면 대응에 나선 기성용은 그라운드 밖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달리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덕분에 기성용은 지난 인천전에 이어 광주전에서도 결승골을 넣고 소속팀 서울의 2연승에 앞장섰다. 묵직한 한 방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기성용이 나타난 덕에 서울도 지난 시즌의 부진을 털고 당당히 상위권 경쟁에 나섰다.
경기를 마친 뒤 기성용은 “서울에 복귀해 홈 팬 앞에서 처음 골을 넣었다. 정말 오랜만에 상암에서 골을 넣어 행복했다”며 “홈 경기를 찾는 팬들이 열심히 하고 잘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무래도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경기장 밖의 기성용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성용의 생각은 달랐다.
“내 직업은 프로축구선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기성용은 “이걸로 흔들린다면 그건 핑계다. 그라운드에서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라운드 밖의 상황이 어떻더라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행복하다.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고 설명했다.
최전방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는 받은 2021시즌의 서울이라는 점에서 기성용의 공격적인 활용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2경기 연속 결승골이라는 좋은 결과까지 낸 만큼 박진섭 감독의 전술적 활용 가치는 더욱 커졌다.
기성용은 “모든 선수는 다 골을 넣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가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지만 골이 들어가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후방에서 주로 경기하지만 오늘처럼 공격적으로 경기할 때는 이 역할도 잘 수행해야 한다. 기회가 온다면 적극적으로 공격에 관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