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드 설린저. KBL 제공
KGC는 2020-2021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 만큼 위협적이지 못했다. NBA 출신 얼 클락, 그리고 대체 외국인 선수 크리스 맥컬러가 다른 팀 외국인 선수에 밀렸다. 김승기 감독은 "내 잘못이다. 국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모험을 걸었다. 맥컬러를 보내고, 제러드 설린저를 영입했다. NBA에서도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설린저지만, 최근 2년 공백이 있었다. 기대 만큼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설린저 가세 후 KGC가 확 달라졌다.
KGC의 가장 큰 약점은 골밑이었다. 설린저 합류 전 42경기에서 평균 33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클락은 평균 5개, 맥컬러는 6.3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설린저는 달랐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골밑을 확실히 지켰다. 설린저의 6경기 평균 리바운드는 11.7개. 클락과 맥컬러를 합산 수치보다 많다. KGC도 평균 37.8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면서 같은 기간 리바운드 4위로 올라섰다.
확실한 해결사도 생겼다.
설린저는 6경기에서 평균 26.5점을 몰아쳤다. 경기 수가 적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 득점 1위는 20.96점의 숀 롱(현대모비스)이다. 페인트 존에서 11.6점(클락 5점, 맥컬러 6점)을 올렸고, 3점슛도 2.5개(클락 1.4개, 맥컬러 1.1개)를 넣고 있다. 3점 성공률은 44.1%다. 자유투 성공률은 83.3%로, 파울로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
KGC는 6경기에서 평균 93점을 올렸다. 같은 기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설린저 합류 전까지는 평균 80.2점 5위였다. KGC의 장기인 스틸과 속공 수치는 다소 떨어졌지만, 대부분의 수치가 증가했다.
설린저 가세 후 국내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약점으로 국내 선수들에게도 도움 수비가 갔지만, 이제는 다르다. 설린저를 두고 도움 수비를 갈 수 없다. 빈 곳을 찾는 설린저의 센스도 큰 힘이다.
김승기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경기, 또 훈련이 재미있어서 더 뛰고 있다.
외곽 슈터들이 살아났다. 전성현은 설린저와 뛴 6경기에서 평균 18.2점을 넣었다. 3점슛을 22개나 터뜨렸고, 성공률은 무려 59.5%다. 문성곤도 지난 13일 KT전에서 3점슛을 9개 던져 하나도 넣지 못했지만, 6경기 평균 2개의 2점을 넣고 있다.
이재도의 어시스트도 7개(설린저 합류 전 5.4개), 변준현의 어시스트도 4.2개(설린저 합류 전 3.9개)로 늘었다.
무엇보다 설린저 가세로 오세근의 부담이 확 줄었다. 특히 설린저와 하이-로우 경기를 통해 쉽게 득점을 만들고 있다. 설린저와 뛴 오세근의 페인트 존 득점 성공률은 65.8%. 득점(10.3점)도, 리바운드(6개)도 증가했다.
설린저는 "오세근은 영리한 선수다. BQ가 장점인 선수로, 항상 코트 위에서 소통을 한다. 호흡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오세근도 "워낙 안정적이고, 득점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설린저에 맞춰서 플레이를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린저의 몸 상태는 아직 70%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위협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승기 감독도 "몸이 더 올라온다면, 미드레인지 점퍼도 들어가기 시작한다면 점수를 더 넣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지금 몸은 70%로 보고, 플레이오프 100%를 맞추려고 한다. 뛰면서 체력을 만들겠다고 한다. 몸이 올라오면 집중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 승부처에 자유투를 100% 넣는 것 보면 역시 다르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